어린이놀이터 안전 ‘법령 충돌·관리 부실’ 여전…제도 개선 시급

서의수 기자 2025. 4. 3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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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법률 적용에 기준 혼선…설치 위치·기구 안전성 통일 어려워
점검 미흡·노후 시설 방치 속 사고 지속…봄철 집중 발생 우려
어린이놀이터 자료사진.경북일보DB
어린이 주간과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 놀이터 안전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법령 간 기준 충돌과 관리 부실이 여전한 가운데, 경북과 대구 지역에서도 사고가 발생해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어린이 놀이터 설치와 관리는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건축법' 등 다양한 법령에 따라 규제되고 있다. 그러나 법령 간 세부 기준이 상충하거나 명확하지 않아 설치 위치, 공간 크기, 놀이기구 안전성 등에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은 다른 법률보다 우선 적용되도록 규정돼 있으나, 도시공원법, 건축법 등과 연계성이 부족해 현장에서는 통일된 설치 기준 마련이 어려운 실정이다.

설치 이후 점검 및 관리 체계도 미흡하다. 현행법상 관리 주체는 월 1회 이상 자체 점검과 2년에 1회 이상 정기시설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일부 시설에서는 점검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관리 이력조차 남아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노후화된 놀이기구가 방치되면서 사고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23년 어린이 놀이시설 사고 통계에 따르면, 중대한 사고는 164건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95.7%는 이용자 부주의로 발생했다. 사고 유형은 추락이 69.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충돌, 넘어짐, 접질림 순이었다. 전체 사고의 55%는 3~6월 봄철에 집중됐다.

실제 사고도 잇따랐다. 2023년 10월, 경북 경산시의 한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초등학생이 흔들의자를 타던 중 기둥이 부러져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아동은 병원에 이송됐지만 사망했고, 해당 기둥은 부실시공과 관리 소홀로 구조적 약화가 진행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해 11월 대구 동구의 신축 아파트 놀이터에서는 바닥 고정이 되지 않은 흔들그네가 설치돼 초등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일이 있었다. 해당 그네는 손으로 밀어도 쉽게 넘어질 정도로 불안정한 상태였고, 어린이놀이시설이 아닌 '주민운동시설'로 분류돼 별도의 안전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신애 민간어린이집연합회장은 "형식적인 점검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안전 확보를 위한 기준 마련과 관리 책임 명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