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反성장 대선공약 남발… `위험수위`

박정일 2025. 4. 3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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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4.5일제' 공약에
이재명 "주4일제로 나아가야"
'표퓰리즘' 이번엔 더 심각해
"경제에 찬물 끼얹는다" 경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AI 메모리반도체 기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대통령 선거 공약 1호로 '주 4.5일제'를 내놓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장기적으로는 주4일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한 술 더 떴다. 이 뿐 아니라 아파트 공급 확대·분양가 인하, 결혼서비스법, 반값 월세, 상법 개정안 등 성장은 물론 시장경제 논리에도 맞지 않는 '반(反) 성장' 법안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표퓰리즘'은 매번 선거때마다 나오지만, 이번에는 더 심각하다. 올해 0%대 경제성장률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 같은 선심성 '공(空)약' 남발은 결국 경제에 더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 레이팅스는 최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3%에서 1.0%로 하향조정했는데,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0%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직장인 정책 발표문'에서 "주 4.5일제를 도입하는 기업에 대해 확실한 지원 방안을 만들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주4일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시간 노동과 '공짜 노동'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포괄임금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기존의 임금 등 근로조건이 나빠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보완하겠다. 사용자에게는 근로자의 실근로시간을 측정·기록하도록 의무화하겠다"고 전했다.

휴가 지원비에 대한 정부 부담을 늘리는 등의 내용을 담은 '휴가 지원 3종 세트'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전날에는 노동계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재추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대선 경선의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국민의힘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달 초 이미 당 차원에서 '주 4.5일제'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그 다음에는 선거마다 나오는 단골 손님인 '신규 아파트 건설 시 용적률·건폐율 상향 조정'을 2호 공약으로 내놓았다.

집값과 함께 대표적 '표퓰리즘' 공약으로 꼽히는 '선택적 모병제' 카드 역시 양당에서 모두 나왔다. 그나마 인공지능(AI)·반도체 100조원 또는 200조원 투자와 같은 공약은 현실성은 차치하더라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가 '0%대' 경제 살리기라는 점을 모든 유권자들이 알고 있는데, 정작 후보들은 높아진 유권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 4.5일제' 역시 남발할 공약이 아니라 방법론과 효과를 엄밀히 따진 뒤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무 시간을 줄이면서 임금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기업들이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내리면 되는데, 어느 정도 양보와 타협이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시간을 줄이고 기업이 부담을 더하면 되는 것이 아닌, 세부적으로 따져봐야할 내용이 많다"고 덧붙였다. 박정일·장우진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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