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재단사 "프란치스코는 값비싼 원단을 원치 않았어요"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86세의 재단사 라니에로 만치넬리는 오늘도 분주하다.
그는 바티칸 시국에서 걸어서 9분 거리인 이탈리아 로마의 보르고 피오에 있는 자신의 소박한 공방에서 새 교황이 입게 될 흰색 수단(교황 예복)을 제작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지난 3명의 교황이 모두 만치넬리의 손에서 탄생한 예복을 입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황의 재단사 라니에로 만치넬리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30/yonhap/20250430190354694oayd.jpg)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86세의 재단사 라니에로 만치넬리는 오늘도 분주하다.
그는 바티칸 시국에서 걸어서 9분 거리인 이탈리아 로마의 보르고 피오에 있는 자신의 소박한 공방에서 새 교황이 입게 될 흰색 수단(교황 예복)을 제작하고 있다. 그것도 무려 세 벌이나.
"50, 54, 58 사이즈로요. 누가 뽑힐지 모르니까요."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지난 3명의 교황이 모두 만치넬리의 손에서 탄생한 예복을 입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새 교황을 위해 미리 옷을 준비하는 건 처음이다.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죠. 그래도 여전히 이 일이 즐겁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인연은 그가 추기경이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치넬리는 라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그 첫 만남을 이렇게 회상했다.
"어느 날 허리띠를 사러 오셨어요. 제가 가격을 말하자 '오, 당신 꽤 비싸게 받는군'이라며 웃으셨죠. 결국 사시긴 했어요. 그분께 드린 또 다른 물건은 십자가였는데, 교황님이 마지막까지 착용하셨죠."
프란치스코 교황은 검소하고 소박한 스타일로 유명했다. 실제로 그는 비싼 원단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볍고 구김 잘 안 가는 천이면 돼요"라고 말하곤 했다고 만치넬리는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호한 원단은 얇은 모직과 테리탈(합성섬유)의 혼방으로 m당 50유로(약 8만원) 정도였다. 만치넬리는 "베네딕토 16세가 좋아하던 천은 그 두 배 가격이었다"고 귀띔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교황에 선출된 뒤 교황의 전통적인 복장인 진홍색 모제타(어깨 망토)를 거절했다. "너무 화려하다"며 흰색 수단 하나만 걸친 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엔 만일을 대비해 모제타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만치넬리는 "새 교황이 전통적인 스타일을 원할 수 있잖아요"라며 웃었다.
이제 교황복을 지을 줄 아는 장인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만치넬리는 로마 중심가의 작은 가게에서, 60년 넘은 재봉틀을 돌리며 오늘도 부지런히 손을 놀린다.
"새 교황님이 어떤 분이 되든, 그분도 프란치스코처럼 소박했으면 좋겠어요."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는 5월 7일 시스티나 성당에서 시작된다. 만 80세 미만 추기경 중 3분의 2 이상 지지를 받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매일 투표가 이어진다.
교황으로 선출된 이는 시스티나 성당 한쪽에 자리한 '눈물의 방'으로 이동해 미리 준비된 대·중·소 사이즈의 흰색 수단 중 한 벌을 입고 파올리나 경당에서 짧은 기도를 드린다. 이후 선임 부제급 추기경이 새 교황 탄생 소식과 이름을 공식 발표한다.
뒤이어 새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을 내려다보는 강복의 발코니에 흰색 수단을 입고 등장해 전 세계 신자들에게 첫인사를 전하게 된다.
changyong@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李대통령, 전한길뉴스 '비자금 주장' 방영에 "한심하고 악질적" | 연합뉴스
- 남양주 스토킹 살해범은 44세 김훈…신상 공개(종합) | 연합뉴스
- 이번엔 '강강술래 경호' 논란…공항도 연예인 출국 골머리 | 연합뉴스
- 동료 기장 "피해자는 부기장 평가와 무관…카르텔 주장 망상" | 연합뉴스
- 등지느러미 잘린 제주 남방큰돌고래 쌘돌이, 폐어구 벗었다 | 연합뉴스
- 청주 고교 복도서 동급생에 흉기 휘두른 학생 입건 | 연합뉴스
- 트럭 바퀴 날아든 '날벼락 사고'에 버스 운전대 잡은 승객 영웅 | 연합뉴스
- 광주 경찰특공대 훈련 중 권총 오발…1명 부상(종합) | 연합뉴스
- 예비소집 안 오고 무단결석…포착된 위험신호에도 비극 못 막아 | 연합뉴스
- 6년 전 세살 딸 학대치사 친모 구속…숨진 딸 양육수당도 챙겨(종합)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