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사태 책임은 대리점주가? "현장 몰라도 너무 모른다" 성토
유심교체 이틀간 7만여 명 이탈
"손님들 욕설까지 감정노동 극심"


SK텔레콤 유심 정보 해킹 사태로 각 지역에서 고객들의 유심 교체 역할을 하는 대리점마다 큰 혼선이 빚어지면서 점주들의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
유심 교체에 인력이 집중되면서 정상 영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기업 이미지 훼손이 기존 고객의 이탈을 불러일으켜 큰 손실까지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30일 오전 찾은 경기도내 한 SKT 대리점은 유심 교체를 위해 밀려오는 손님들로 본래 대리점의 목적인 휴대전화 판매는 사실상 불가능한 모습이었다.
도내에서 여러 개의 SKT 대리점을 운영 중인 A씨는 이번 사태 이후 본사로부터 약 200개의 유심을 배부받았다. 하지만 대리점을 찾는 손님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다.
이 때문에 대리점들 사이에서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교체를 약속한 SKT 본사를 두고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성토가 나온다.
휴대전화 대리점은 통신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과 달리 사업자와 통신사 간 계약에 의해 운영되는 곳이다. 그만큼 통신사 회원의 계약 기간을 오래 유지하고 판매 실적 등 성과가 있어야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A씨를 비롯한 대리점 업주들은 이번 정보 유출 사태가 SKT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신뢰도가 떨어지면 기존 회원들이 가입을 해지할 수 있기에 영업 문제와도 직결된다.
본사 측은 신규 가입 건수 등 실적 목표액을 낮추는 지원책을 제시했지만, 실질적으로 대리점 부담 완화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A씨는 "지난주 주말부터 휴대전화 판매 실적은 '0'이다"라며 "유심을 바꿔주고 휴대전화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데까지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해 교체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님들마다 언제 유심이 입고되냐며 욕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감정노동이 극심한 상태라 이러다 정말 큰일이 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무료 유심 교체가 이뤄진 지 사흘째인 이날에는 유심 재고가 소진됐다는 이유로 일찍부터 문을 걸어 잠그거나 '교체 불가' 팻말을 입구에 걸어둔 대리점들이 적지 않았다.
일부 대리점에선 "다른 통신사로 갈아타야 하나"고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도 보였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유심 무상교체가 시작된 지난 이틀간 SKT 가입자 약 7만 명이 다른 통신사로 이탈했다.
SKT 관계자는 "대리점의 고충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관련해서 내부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며 "유심을 추가로 확보하는 대로 대리점에 물량을 최대한 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경민기자·최진규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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