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이 '파나마 항구' 놓고도 싸우는 까닭 [Global]

최아름 기자 2025. 4. 3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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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Canal de Panamá)의 항구 경영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이 파나마 항구 운영사에 '매각 압박'을 넣자 중국은 반독점법을 내세워 맞대응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 압력에 취약한 서방 기업이 파나마 운하 항구 경영권을 갖는 걸 반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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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글로벌브리핑
中 파나마 운하 항구 방어
美, 운하의 中 영향력 비판 
항구 소유주 매각 의사 밝혀
中 반독점법 조사 경고

파나마 운하(Canal de Panamá)의 항구 경영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이 파나마 항구 운영사에 '매각 압박'을 넣자 중국은 반독점법을 내세워 맞대응하고 있다. 중국은 운하 항구의 운영권을 매각하는 게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도 살피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월 27일 중국 당국이 파나마 운하에서 두개의 항구를 운영하는 홍콩 CK허치슨홀딩스(이하 CK허치슨)에 "반독점 조사를 회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참고: 길이가 82㎞에 이르는 파나마 운하는 북아메리카파나마에 있다. 파나마 운하를 건설한 미국은 1977년 지미 카터 행정부 당시 운하 소유권을 파나마로 반환하겠다는 조약을 맺었고, 1999년 시설을 완전히 이양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중국 정부가 CK허치슨을 경계하는 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태도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2월 2일(현지시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고 우리는 파나마 운하의 통제권을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6일에도 '파나마 운하 무료 통행' 주장을 꺼내들었다. 그는 이날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군용·상업용 선박은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를 무료로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국이 없었다면 이 운하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지난 3월 초 CK허치슨은 자신들이 운영하고 있는 전세계 43개 항구를 230억 달러에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과 홍콩 당국이 개입하면서 매각 일정은 연기되거나 중지됐다.

지난 3월 중국의 최고 시장감독기관인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보호하고 공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에 따라 CK허치슨과 블랙록의 거래를 조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CK허치슨의 항구 매각은 사실상 중단됐다.

SCMP는 3월 28일 "CK허치슨이 파나마 두 항구에 공식 서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3월 거래가 무산된 이후 CK허치슨과 블랙록의 거래는 이탈리아의 해운 가문 '아폰테'까지 엮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블랙록은 CK허치슨이 운영하는 항구를 인수한 후 대부분의 지분을 아폰테의 투자 회사로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흐름에도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국 시장규제국 대변인은 4월 27일 "아폰테의 항구 인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거래 당사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반독점법) 심사를 회피할 수 없다"며 "승인 전 사업자 집중(독점)을 실시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반독점법 제20조에 따르면 '집중'은 사업자가 합병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지분, 자산을 취득해 다른 사업자에 지배력을 갖는 걸 의미한다. 중국 정부가 미국 압력에 취약한 서방 기업이 파나마 운하 항구 경영권을 갖는 걸 반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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