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ioX, 기존 학회론 안 되는 역할 할 것…고교·대학생도 주인공” [건강한겨레]
해부학적 방법으로 전이암 변화 연구
과학 덕후들과 ‘대안학회’ 행사도 진행
“산·학·연 관계자들의 자생적 네트워크
산업계의 제품 아이디어 발굴에 기여할 것”

의학과 생명공학을 좋아하는 ‘과학 덕후’ 청소년과 청년들이 더 깊이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전문 연구자를 중심으로 한 전문 학회가 있지만, 비용을 비롯해 접근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케이-바이오엑스(K-BioX)는 그 대안의 하나일 수 있다. K-BioX는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대학원생 등 예비 연구자, 산업계 관계자들 모두 접근이 쉬우면서도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발적인 상호 멘토링을 제공한다. ‘다른 사람이 잘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도움을 제공하는 길라잡이’란 의미의 ‘안테암불로’(Anteambulo)란 신념에 기반해 평등한 배움의 기회 제공과 자유로운 교류를 통한 융합과 연결을 목표로 한국 바이오 분야의 산·학·연 관계자들 사이에서 자생적으로 출범한 네트워크 모임이기 때문이다.
이번 서밋의 공동조직위원인 오지원 연세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는 다양한 배경의 참석자들이 이번 행사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조언했다. 그는 이번 서밋에서 암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미 양국이 최신 연구 현황을 공유하는 한편, 산업계는 이들 기술이 다양한 방식으로 융합·제품화하는 흐름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이번 행사가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을 기회”라고도 강조한다.

오 교수는 일찍부터 국내 의학 발전과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과학 덕후 연구자들과 청년들을 위한 ‘대안학회’로서의 과학 행사인 ‘매드 사이언스 페스티벌’(메사페)을 유명 인플루언서 ‘우울한 마빈’ 그리고 ‘매드 사이언티스트’와 함께 개최한 바 있고, K-BioX에선 매년 20명 내외의 학부생과 대학원생, 박사후연구원(포닥)들에게 멘토링을 제공한다. 오 교수의 연구실인 ‘G1 랩’에선 해부학적 방법론을 통해 전이암의 발생과 변화를 추적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며, 오 교수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의사과학자 글로벌 공동 연구 사업단의 단장도 맡고 있다.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에서 교류와 협력(네트워킹)이 필요한 이유는?
“학문적 특성상 바이오 연구는 개인연구와 공동연구 중간에 있는 성격이라 교류 활동이 매우 많이 필요하다. 공동연구가 필요하면서도 ‘연구가 손을 탄다’고 말할 정도로 개개인의 실험 기술이나 방법, 경험 등에 결과가 크게 의존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가 논문으로 공개되더라도 개인 연구자들의 노하우와 기술은 쉽게 배울 수 없고 배우려 해도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특히 글로벌 톱클래스 수준의 연구실 소속 연구자일수록 더욱 그렇다. K-BioX와 같이 교류의 장이 늘어나면 이러한 기술을 배우고 교류할 기회가 많아진다. 이를 통해 기초 연구의 수준과 저변이 훨씬 높아지고 커져야 우리나라에서 세계를 제패할 신약을 활발히 개발할 수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바이오 연구도 컴퓨터 등 다양한 도구로 작업하는 것이 많아지고 있어 이러한 도구를 다루는 방법에 익숙해지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와의 글로벌 교류도 필요하다.”
-이번 서밋에 참여하는 연구자, 청소년, 청년들에 대한 조언은?
“그저 서밋에 와서 즐기다 갔으면 좋겠다. 여기선 어떤 숙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연구실에 면접을 보는 시간도 아니기에 누군가의 눈치를 보거나 부담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다. 어떤 내용이 어떻게 연구되는지 살펴보고 궁금한 것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물어보면서 멘토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비전문가도 와서 ‘학술 행사와 연구가 이렇게 진행되는구나’ ‘여기서 사람들이 모여서 즐겁고 행복하게 바이오 연구 이야기를 하는구나’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 같다. 대학원생이나 포닥이라면 지금 학계와 산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며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할 방향을 마주하게 되는 멘토링의 장소가 될 것이다. 운이 좋다면 평소 관심 있는 분야나 주제의 연구실이나 유명 연구자와도 편하게 직접 접촉할 수도 있다.”
-산업계에 대한 조언은?
“산업계는 신제품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야 하는데, 이는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일과 비슷하다. 기업만 모인 자리에선 이미 제품화와 상업화 과정이 거의 끝난 아이템들만 공유되기 쉽다. 반면, 학계와 접촉하면 간접적이긴 해도 최신 연구 과정에서 제품화가 가능한 것을 발견하며 힌트를 얻을 때가 있다. 아울러 관심도가 높아 열정적이고 우수한 인력을 수소문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산업계 개별 세션에선 이번 서밋 주제인 암과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바이오 분야 전반의 종합적인 트렌드를 자기 분야 흐름과 접목해볼 수 있다.”
-유명 국제학술지인 ‘네이처’의 전문 에디터도 방문하는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
“메이저급 학술지의 에디터는 패션쇼의 키 디자이너와 같은 역할이다. 매년 패션쇼를 기획하며 유행을 선도하듯 전세계 과학의 흐름을 발굴하고 주도하려 노력한다. 이들 사이에도 서로가 공유하는 분명한 방향성이 있기에, 이번 서밋은 네이처 등 주요 학술지가 어떻게 과학 연구를 선도하는지 알아볼 기회이기도 하다. 본인의 연구를 직접 소개하거나 이들 학술지에 논문 게재가 가능하도록 연구 방향성을 점검받을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 사진 오지원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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