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덕수 관세협상·김태효 방미, 새 정부 ‘족쇄’ 만들지 말아야

2025. 4. 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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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 브리핑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이 6·3 대선 전 무역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정부는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부인했으나 석연치 않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협상 당국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어떤 태도를 보였길래 이런 말이 나오는 건지 경위를 철저히 따져야 한다.

베선트 장관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100일을 맞아 실시한 경제 성과 브리핑에서 한국·일본 등이 “선거 전에 무역협상의 틀을 완성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 미국과 성공적으로 협상을 마쳤다는 걸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서서 일을 마무리하고 (그 성과를) 가지고 선거운동을 하려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 발언은 한·미 양국이 상호관세 유예기간인 7월8일까지 관세 철폐를 위한 ‘7월 패키지’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는 정부 설명과 다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듯, 한 권한대행과 협상팀이 그렇게 해석될 만한 언행을 했다고 의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가 30일 설명자료를 내 “대선 전에 협상을 마무리하기를 원한다고 언급한 바 없다”고 부인했지만, 여기서 그쳐선 안 된다. 베선트가 근거 없는 허언을 한 것이라면 한 대행과 협상팀이 미국 정부에 공식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해야 한다.

이런 와중에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핵심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미국을 방문해 알렉스 웡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만난 것도 우려스럽다. 탄핵된 대통령의 참모가 차기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대미 외교에 나서다니 기가 찰 일이다. 주미 한국대사관이 낸 자료를 보면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역량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방의 최우선 과제로 꼽는 중국 견제를 위해 주한미군 역할 변화를 꾀하는 협의를 했을 가능성을 의심케 한다. 국회가 김 차장의 방미 경위를 따져 물어야 한다.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는 자칫 한국이 의도치 않게 타국의 분쟁에 연루될 위험성이 큰 사안인 만큼 차기 정부가 여러 검토를 거쳐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내란으로 파면된 윤석열의 잔존 세력들이 자기 처지를 망각한 채 차기 정부의 국정에 족쇄가 될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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