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역주행’ 운전자, 2심서도 급발진 주장 “차량 결함”
운전자 “국과수 검증, 급발진 부인할 수 있는 근거 안 돼”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급발진을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소병진∙김용중∙김지선 부장판사)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차아무개씨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 차씨는 피고인의 과실이 아닌 차량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했는데 원심이 이를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해 판결했다고 주장했다.
차씨 측 변호인은 "원심은 피고인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 떼기를 반복한 적이 없는데 사실을 오인했다"며 "원심은 브레이크가 관성으로 움직여서 점등됐다고 인정했는데 이 역시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에 대해선 "국과수의 기계적 결함이 없다는 검증은 소프트웨어 결함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어서 급발진을 부인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는데 원심이 이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차씨 측이 항소심에서 신청한 감정 신청은 불허했으나 "탄핵하고자 하는 사안들을 국과수에 사실조회 형식으로 답변 받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다.
차씨 측은 이를 받아들여 국과수와 1심에서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했던 도로교통공단에 사실조회 신청을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 양측에 해당 사건이 실체적 경합인지 상상적 경합인지 의견을 밝혀달라며 석명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실체적 경합이면 처단형 상한이 금고 7년6개월이지만 상상적 경합에 있다고 하면 처단형 상한이 금고 5년으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오는 6월18일 오후로 지정했다.
앞서 차씨는 지난해 7월1일 오후 9시26분경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차를 몰고 나와 역주행한 후 인도로 돌진해 1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상해를 입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차씨는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사고 차량에 저장된 위치정보와 속도가 사고기록장치, 블랙박스 영상 속도 분석과 일치하는 점 등을 토대로 차씨가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 보고 구속 기소했다.
차씨는 1심 과정에서도 차량결함에 따른 급발진을 주장했다. 차씨는 "공소 사실을 부인한다"며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음에도 다른 원인에 의해 차량이 가속했다. 제동페달을 밟았는데 제동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
1심은 지난 2월 차씨에게 금고 7년6개월을 선고했다. 금고는 수형자를 교도소 내에 구치해 자유를 박탈하지만 징역형과 달리 노역은 부과하지 않는 형벌이다.
1심은 "해당 사건은 급발진에서 나타난 여러 특징적 신호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유족들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는 점을 비춰보면 죄책에 상응하는 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차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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