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골프와 사우디의 스포츠 전략 [유레카]

3년 전 출범한 리브(LIV)골프가 2일부터 인천 잭 니클라우스 클럽에서 국내 팬들과 만난다. 출범 때부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강력한 견제를 받았고, 선수 영입 물량 공세로 비난을 받았지만 옛날이야기가 된 것 같다.
‘새로운 골프’를 기치로 내건 리브골프는 짧은 시간에 세계적인 리그로 정착한 사례다. 4명씩 구성된 13개 팀이 사흘간 54개 홀을 돌아 개인, 팀 성적을 따로 내고, 18개 홀에서 샷건 방식으로 동시에 경기를 시작하는 것도 새롭다. 갤러리를 위한 팬 존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리브골프의 성장 배경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가 있다. 사우디는 경제·사회 개발 계획인 비전 2030의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로 스포츠 육성을 꼽고 있다. 국부펀드를 통해 스포츠 리그나 산업, 인프라스트럭처를 개선해 산업 생태계와 일자리를 만들고, 국가 위상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사우디 프로축구 무대에서 뛰고 있고, 2034 피파 월드컵을 사우디가 유치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 가운데 리브골프의 창설은 돋보이는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피지에이 투어와 어깨를 겨룰 수 있는 리그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 국부펀드가 리브골프에 투자한 돈은 올해 말까지 50억달러가 될 것으로 외신은 보도한다. 하지만 총규모 9300억달러로 추산되는(위키피디아) 국부펀드의 재원 총량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사우디의 스포츠 투자는 정부의 권위주의나 성차별 등 부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스포츠 워싱’의 하나로 의심받기도 한다. 올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에는 사우디 리그의 세 팀이 올라갔는데, 모두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는 구단이다. 예선 과정에서 담합이 일어날 수도 있는 구조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엄청난 자원을 스포츠 부문에 쏟아부으면서 선수들은 황금의 기회를 맞았다. 리브골프 무대에서 명예를 추구하기는 힘들다고 하지만 물질적 보상은 보장돼 있다.
사우디의 스포츠 전략은 오로지 인적자원인 선수들의 국제대회 성적을 앞세워 국위 선양을 노렸던 과거 한국의 방식과 다르다. 자본의 절대적인 힘이 스포츠의 세계 지형을 바꾸는 시대다. 물론 팬들 입장에서는 볼거리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김창금 스포츠팀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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