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새 정부 길을 묻다](9)임기철 GIST 총장 "AI·다양한 산업 융합…한국판 실리콘밸리 도약 확신"

정세영 기자 2025. 4. 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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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미래먹거리 ‘ AI 기반 초격차 기술 산업군’
"‘AI+X’ 전략 필요…산업 구조 재편 잠재력 높아"
미래차·에너지 등 접목…시너지 사업 연계해야

AI+X 실증특구 지정·CT 연구원 설립 등 지원 절실
"융합연구 중심 과학기술 도시, 독자적 포지셔닝 가능"
R&D 사업, 지원 아닌 투자…"대한민국 미래 연료"
임기철 광주과학기술원 총장.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김대중 정부 시절 '광산업', 노무현 정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문재인 정부 'AI'. 대선의 길목마다 광주는 지역발전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핵심 전략과 산업을 고민했다.

얼마 남지 않은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광주는 어떤 준비와 밑그림을 그려야 할까.

AI, 양자기술, 레이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과학 전초기지' 광주과학기술원(GIST). 이 곳의 수장이자 한국 과학기술 발전에 평생을 매진한 임기철 총장에게 '광주가 나아가야 할 길'을 물었다.

그는 광주의 미래 비전과 전략, 차기 정부 지원이 필요한 산업과 광주의 자원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등을 제시했다. 특히 광주의 미래먹거리로 AI와 다른 산업의 융합을 핵심으로 꼽으면서 '혁신 허브'로의 도약을 제시했다.
 
임기철 광주과학기술원 총장이 지난 29일 본보 정세영 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조기 대선이 시작됐다. 광주의 백년대계를 책임질 미래 먹거리로 어떤 분야를 생각하는지.
▶광주의 백년 미래를 책임질 먹거리는 단연 AI 기반 초격차 기술 산업군이라고 본다. 이를 테면 AI 기반 신약 개발, AI 스마트 팩토리, AI 자율주행 서비스 등이다.

광주는 이미 국가 지정 AI 중심도시로서 탄탄한 기반을 다져왔다. 앞으로는 AI+X 전략, 즉 인공지능을 반도체, 바이오, 미래차, 에너지, 문화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AI와 웰니스를 결합한 'AI웰니스 아시아 클러스터' 조성을 제안하고 싶다.

이를 통해 광주는 단순히 AI 기술의 거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AI를 매개로 새로운 산업문명을 선도하는 중추 도시, 나아가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러한 'AI 융합 혁신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응용기술-산업생태계 간의 긴밀하고 유기적인 연결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광주는 AI중심도시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타 도시와 비교해 AI도시로 광주의 경쟁력, 성장 가능성을 어떻게 내다보는가.
▶광주는 수도권에 비해 인프라 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오히려 집중투자가 가능한 '집중형 AI 실험도시'로서의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현재 GIST를 중심으로 국가 AI데이터센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등 국내 유수의 AI 전문 연구기관들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드문 강점이며 광주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또한 광주가 지닌 풍부한 문화적 역량과 높은 시민 참여도, 이른바 '소프트파워'는 AI 기술이 지향해야 할 윤리성, 사회성, 인간 중심 가치 구현에 있어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 친화적인 AI 서비스 개발, AI 윤리 기준 설정 등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광주는 AI와 에너지의 융합을 통해 스마트 그리드,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등 'AI+X'를 통해 산업 구조 자체를 재편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광주가 AI 중심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평소 대선 공약에 담겨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업이 있다면.
▶AI 중심도시 광주의 도약을 위해 네 가지 국가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AI+X 실증특구 지정 및 제도 유연화'다.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신산업 분야의 혁신적 실증이 가능하도록 규제 샌드박스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광주는 AI와 에너지 기술을 융합해 스마트 그리드,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을 실증할 수 있는 최적지다. 이 때문에 스마트 에너지 실증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광주형 AI+X 실증특구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창출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AI 반도체-데이터센터 연계 투자'도 필요하다. AI 연산 인프라를 고도화해 글로벌 수준의 AI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소멸 대응형 AI 기반 서비스 모델 개발'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의료, 복지, 교육 등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디지털 기반 AI 서비스를 실증하고 전국으로 확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광주 CT 기반 K-콘텐츠 융합 연구원' 설립도 절실하다. 문화산업에 AI를 접목하고, 동시에 AI 기술의 인권성과 책임성 연구를 강화하는 융합 거점을 광주에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국가적 지원이 이뤄질 때 광주가 AI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국가 성장 전략의 핵심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임기철 GIST 총장이 지난해 12월 전라남도 10개 시·군 대상으로 각 지역의 주력산업과 신산업을 고려해 15명의 전임교원을 과학기술특임대사로 선임하고 임명식을 개최하고 있다. /GIST 제공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 필요성, 대전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과학 도시로 광주가 나아갈 가능성이 있는지 분석해 달라. 더불어 과학 분야를 접목해 광주의 미래 먹거리를 제안한다면.
▶광주는 이미 기초과학과 응용기술이 공존하는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GIST에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등 기초학문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수준의 연구그룹이 다수 포진해 있으며 특히 양자기술, 인공지능,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융합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전이 과학기술 행정기관과 기반 연구기관 중심의 도시라면, 광주는 창의적 기술실험과 융합 연구 중심의 과학도시로 독자적인 포지셔닝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의 '연구 지원 도시'와는 차별화된, '혁신 창출 도시'로서의 비전을 갖는 것입니다.

기초과학은 국가 혁신의 근본 토대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장기적 관점의 기초과학 지원이 더욱 강화돼야 하며, 이를 통해 광주 역시 대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과학기술 중심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광주의 미래 먹거리로는 AI 활용 신약 개발 플랫폼,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의료 서비스와 같은 '기초과학 기반 바이오헬스 혁신 플랫폼'을 제안하고 싶다.

AI, 바이오, 데이터 기술을 융합해 개인 맞춤형 의료, 신약 개발, 뇌과학 응용 등 고부가가치 바이오헬스 산업을 육성할 수 있으며, 이는 광주가 미래 의료·바이오 산업의 선도 도시로 도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R&D사업 필요성과 향후 어떤 사업에 중점 지원하면 대한민국 미래 발전에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이야기해달라.
▶R&D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설계도와 같다. 단기적 성과 중심의 R&D는 이제 한계에 직면했다. 이제는 장기적 안목과 미래를 내다보는 선제적 투자가 절실하다.

특히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우주항공 등 이른바 게임체인저 기술 분야에 대한 집중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는 향후 글로벌 주도권을 결정짓는 '4차 플러스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 전략이기도 하다.

GIST 역시 정부와 함께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AI 기반 초격차 산업 고도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연구비 지원을 넘어, AI+기초과학+산업 실증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새로운 국가 전략으로 발전할 것이다.

정부는 특히 AI와 신재생에너지의 융합 연구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 에너지 분야의 실증과 기술 개발을 선도하면,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도 독보적인 차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R&D 예산은 줄일 수 있는 항목이 아니라, 기술 주권 확보와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을 구현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로 가는 연료이다. 정부는 R&D를 단순 지원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투자'로 인식해야 하며 급변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예비비 제도, 위기대응형 R&D 체계 등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미래차, IT 분야 등과 광주 인적, 물적 자원이 접목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어떤 사업을 발굴하고 정부는 어떻게 지원해 주면 좋겠는지.
▶광주는 빛그린산단, 미래차 국가산단,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을 아우르는 국내 최고 수준의 자동차 산업지대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국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자율주행 실증단지 등 인프라를 구축하며 미래차 산업 육성 기반을 다져왔다.

이를 바탕으로 광주는 ▲AI 기반 미래차 부품 시뮬레이션 센터 구축 ▲자율주행 특화 AI 오픈 플랫폼 개발 ▲에너지 AI+모빌리티 테스트베드 조성 등과 같은 시너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 미래차 부품 시뮬레이션 센터'를 통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광주 기아차와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등 완성차 기업을 중심으로, 전기차·수소차 분야에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을 접목해 AI 기반 에너지 솔루션을 자동차 산업에 적용하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혁신 사업들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기술 검증, 인허가, 시범사업을 적극 지원하는 실증 중심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혁신 제품을 신속히 상용화하고, 광주가 미래차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임기철 GIST 총장이 지난해 9월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주한 공관 대사 및 관계자를 초청해 'GIST Embassy Welcome Day'를 개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GIST 제공

-이 외에도 광주의 미래먹거리로 정부 지원이 필요한 분야와 사업을 제안해 준다면.
▶광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하고, 기존의 강점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세 가지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을 제안한다.

우선 '광주 CT 기반 K-콘텐츠 융합 연구원' 설립이다.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 풍부한 문화적 자산과 함께 축적된 문화기술(CT)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을 융합해 실감형 콘텐츠, XR 기반 교육 서비스, AI 활용 음악 창작 등 미래 디지털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혁신 거점을 구축할 수 있다. 이는 광주의 문화적 강점을 AI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전략이다.

두번째로는 'AI 기반 바이오헬스 리빙랩 플랫폼 구축'이다. 광주에는 GIST를 비롯하여 전남대학교병원, 조선대학교병원 등 우수한 의료 인프라가 집적돼 있다. 이 강점을 활용해 AI 의료 영상 분석, 디지털 치료제 개발, 고령친화 기술 실증 등을 해야 한다. 이는 AI 기술을 활용해 광주의 의료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바이오헬스 산업을 선도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AI 기반 신재생에너지 실증도시 조성'이다. 광주는 이미 에너지 산업 육성에 대한 높은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AI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그리드 구축,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실증,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 개발 등을 추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는 광주를 미래 에너지 산업의 선두 주자로 육성하고, 국가 에너지 정책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이처럼 광주가 가진 고유한 강점인 문화, 의료, 에너지 분야에 AI 기술을 융합하고, 이를 위한 정부의 전략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광주는 미래 혁신 산업을 선도하는 매력적인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향후 들어설 새 정부에 대한 당부 한 말씀.
▶2025년은 우리가 '초격차 혁신강국'으로 나아가는 전략적 변곡점이 될 것이다. '재조한국(再造韓國)'의 정신으로 혁신의 장애물을 과감히 제거하고, 'AI 기반 혁신주도형 경제사회'로 힘차게 도약해야 한다.

특히 트럼프 재집권이라는 세계 정세의 변화 속에서, 미·중 간 '뉴 그레이트 게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기술패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대규모 R&D 투자가 필수적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과학기술혁신본부 기능을 확대한 '국가과학기술혁신위원회' 설치, 글로벌 리스크에 대비한 2~3조 원 규모의 연구개발사업 예비비 도입,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 자율성 대폭 확대 등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또한 AI·양자·첨단바이오·우주항공 등 국가 4대 게임체인저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이를 산업화까지 연계하는 민간 주도형 新산업정책 체제로의 전환도 절실하다.

이제는 '혁신 격차'가 곧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새 정부는 '초격차' 확보를 통해 대한민국을 G3로 도약시킬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 담대한 도약은 기술 혁신과 더불어 핵심 인재 양성, 교육 시스템 발전, 그리고 지방의 혁신적인 성장을 동력으로 삼아야만 가능하다. 그 중심에는 지역 대학이 대한민국 혁신의 엔진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대학은 미래 인재를 키워내는 핵심 보루이며, AI와 기초과학은 그 인재들이 갖춰야 할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따라서 새 정부는 대학의 자율성과 경쟁력을 최대한 보장하고, AI, 기초과학, 그리고 융합 연구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과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더불어 AI와 같은 첨단 기술의 실질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AI 기술은 막대한 양의 전력과 데이터 인프라를 요구하기에 AI,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기초과학 연구가 유기적으로 융합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광주광역시는 이미 혁신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는 새 정부가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향한 혁신의 촉매제가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GIST가 지난 2월 기초과학연구원(IBS) 상대론적 레이저과학 연구단 개소식을 개최하고 극초단광양자빔 특수연구동에서 임기철 GIST총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GIST 제공

[임기철 GIST총장이 걸어온 길]
-1955년 부산 출생
-서울대 공업화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공학 석·박사 학위 취득
-前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기획조정실장·부원장
-前 청와대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
-前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 (차관급)
-제8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
-現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