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캠프 선대위에 담긴 ‘장관의 꿈?’…‘용광로 연대’로 보는 ‘이재명의 사람들’
李 차기 정권 잡을 경우 지방선거·장관급 인선 시나리오 염두 가능성
김경수 경남도지사, 박지원 전남지사 도전 관측도…핵심 요직엔 ‘친명’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89.77%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의 최종 대선 후보가 된 이재명 후보. 6·3 조기대선까지 남은 30여 일 동안 그의 대선 승리 총력을 다할 '이재명 지원단' 명단이 30일 공개됐다. 이 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는 보수 진영부터 반명(反이재명) 인사들까지 포함될 것이란 예고대로 '용광로' 연대가 꾸려졌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이번 대선에 승리할 경우 이 명단을 중심으로 내각을 채우는 것은 물론 당의 요직에 전진 배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발표된 선대위 명단에 '미리 보는 이재명 정권'의 인물 단서가 숨겨져 있다는 해석이다.
이 후보 캠프가 이날 언론에 공개한 '진짜 대한민국' 선대위 인선안(案)은 무려 11쪽에 달했다. 여기엔 326명(중복 포함)이 이름을 올렸다. 선대위는 큰 틀에서 총괄선대위원장단과 공동선대위원장단, 시도당 선대위, 후보 직속 기구 및 위원회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 후보의 구체적인 공약 방향성을 연구 및 제안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속 위원회는 무려 15개로 '메가급' 조직력을 갖췄다는 평이 나온다.
조직 곳곳에는 그간 이 후보와 정치적 장벽을 쌓아온 인사들도 대거 포함됐다. 그 배경에는 이 후보가 전면에는 '통합' 메시지를 내걸고 후방에서는 '장·차관급' 후보나 내년 지방선거를 고리로 '공천'을 걸고 이들을 포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 선대위 핵심 요직의 인물들이 갖는 정치적 상징성을 토대로 '이재명표 정권'에서 누가 어느 직책을 맡게 될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먼저 선대위 핵심 인선인 총괄선대위원장단은 7명으로 구성됐다. '보수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그 투톱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 뒤로 △이번 경선 경쟁자였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만약 대선에 승리할 경우 이들은 어떤 역할을 맡을까. "이재명에게 힘을 싣겠다"면서 경선 패배를 받아들인 김경수 전 지사는 경남도지사에 재도전, 이번 대선 국면에서 유력한 이 후보의 경쟁자로 꼽혔던 김부겸 전 총리는 서울시장 혹은 대구시장을 노려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강금실 전 장관은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이 후보 후원회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강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당시 최초의 여성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 검찰개혁을 주도했던 만큼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법무부 장관 추천설도 나온다. 정은경 전 청장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 당시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한 경험을 토대로 복지부 장관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 전 청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비명+보수'로 완성된 공동선대위원장단
'공동선대위원장단' 명단도 보수, 친명, 비명 인사가 두루 포함됐다. 22대 국회 최고령(1942년생)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고문단, 광주·전남 위원장 등 핵심 요직을 도맡으면서 전남지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박 의원과 함께 전남위위원장에 이름을 올린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그간 당권을 두고 여러 가설의 주인공으로 언급된 것과 달리 이번 선대위에서 이외 요직을 맡지 않았다.
당연직인 당 최고위원들에 이어 보수 인사들의 이름도 대거 올랐다. 특히 대표적인 '보수 원로'로 꼽히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명박 정부 당시)도 눈길을 끈다. 2020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이 전 처장은 민주당 선대위에서 공동선대위원장과 국민대통합위원장 중책을 맡는다. 이외에도 국민대통합위원장엔 권오을 전 국민의힘 의원과 이인기 전 한나라당 의원이 포함됐다.
계파색이 옅은 우상호 전 민주당 원내대표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가운데 내년 서울시장이나 강원지사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골목골목 선대위'의 강원권 공동위원장을 맡은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의 대결 구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곳곳에 진보 진영 통합을 위한 이 후보 의지가 반영됐다. 지난 총선 '비명횡사' 상징 인물도 박용진 전 의원을 국민화합위원장으로, 이 후보의 독단적 당 운영에 공개 반발해온 김두관 전 의원을 지방분권 혁신위원장으로 각각 발탁했다.
'핵심 요직'은 친명계?…'복지' 박주민, '국방' 김병주, '외교' 김현종
이 후보는 비명계와 보수 인사를 포섭하면서도 실무 핵심 요직에는 친명계를 포진시켰다. 이를 중심으로 정부 부처 고위급 인선에 대한 시나리오도 여럿 제기된다. 특히 선대위 하위 세부분과에서 위원장을 맡은 각 인사들, 이재명 후보와의 관계성을 조합해보면 향후 직책을 예측해볼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 중에서도 보건복지부·국토교통부·국방부·외교부 등의 장·차관으로 추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인물들이 눈길을 끈다.
먼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의 대표 공약으로 꼽혀온 '기본사회' 정책을 총괄하면서 그의 역할론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정치권에선 박 위원장을 두고 서울시장을 비롯해 여러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박 의원이 이번 조기대선 국면에선 선대위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지휘하면서 복지부 장관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는 분위기다.
국토균형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김정호·손명수 의원 중에서 국토교통부 장·차관직 후보가 추천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손 의원은 22대 총선 민주당의 영입 인재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국토부 제2차관 출신으로 30여년 간 국토부에서 근무한 정통 관료로 평가된다.
스마트국방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병주 의원에 대해선 국토부 장관설도 거론된다. 김 의원은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으로, 12·3 비상계엄 국면에서 군 수뇌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외교부 장관으로는 이 후보의 외교안보좌관을 맡은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언급된다. 김 전 차장은 지난 2월 이 후보의 당대표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된 후 이번 선대위 직속 기구인 후보 총괄특보단에 합류했다. 김 전 차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내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단을 이끈 경험이 있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문재인 정부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청와대 외교안교특별보좌관과 국가안보실 제2차장을 역임했다.
이외 선거 전략 및 공약 개발 조직에서도 친명 인사들이 핵심 축을 이룬다. 후보실 실장에는 '구대명' 경선룰을 관철시킨 이춘석 의원, 비서실장에는 당 대표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온 이해식 의원을 선임했다. 이 후보의 대선 전략을 물밑에서 총괄하는 정무 1실장은 '7인회' 김영진 의원이 맡는다.
후보 총괄특보단장에는 이 후보를 오랜 기간 지원해온 안규백 의원이 선임됐다. 대선 국면 중 추가 외부 인재 영입은 물론 집권 시 내각 및 주요 인선 후보군을 광범위하게 수집하는 작업을 도맡을 국가인재위원회 위원장은 정성호 의원이 맡는다.
'정책 레드팀' 역할에는 이 후보의 30년 지기인 '원조 친명' 이한주 민주연구원장과 '신친명'으로 떠오른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포함됐다. 여기에 22대 총선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김성환 의원까지 정책본부 '3톱'을 구성해 정책 개발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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