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12년만에 최대…'똘똘한 한채' 정책으론 답없다 [사설]
다 지어놓고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 주택이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한 달 새 5.9% 증가한 2만5117가구로, 2013년 8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악성 미분양 증가는 건설사의 자금난과 도산뿐 아니라 금융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위험 신호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은 지방에서 빠르게 늘어 3월 2만가구를 넘어섰다. 그러다 보니 미분양아파트를 통째로 매물로 내놓는 '묶음 세일'까지 등장했다. 지방시장 침체가 장기화되자 건설사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방편으로 통매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방 미분양 급증은 인구 감소와 경기 불황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근본 원인이다. 하지만 핵심 지역의 우량 주택 한 채만 좇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기름을 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똘똘한 한 채'는 문재인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세금 중과가 촉발했다. 세금 부담 때문에 여러 채를 갖는 게 부담이 되다 보니 서울 핵심으로 수요가 편중됐고, 이로 인해 지방 주택시장 침체의 골은 깊어졌다.
정부도 악성 미분양 적체 해소를 위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방 미분양을 사들이는 기업구조조정(CR) 리츠를 부활시켰고, 올해 말까지 지방 미분양에 대해 취득세율 인하, 5년간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지원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미분양이 빠르게 늘면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분양 책임은 전적으로 수요예측에 실패한 건설사에 있다. 하지만 미분양 급증으로 건설사가 도산할 경우 금융시스템까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방치할 수는 없다. 다주택자 세금 중과를 폐지해 이미 집을 보유한 사람도 지방에 추가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수요 진작 해법이 될 수 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미분양 해소를 위해 취득·등록세 한시 감면, 5년간 양도세 면제 등 강력한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서울로 몰리는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할 핀셋 처방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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