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성추행 사건, 장애인인권포럼·제주도 언제까지 뒷짐?”

한형진 기자 2025. 4. 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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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단체 기자회견, “인권포럼 이사진 전면 교체, 제주도 개선 방안 마련해야”
17개 단체가 모인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주의소리

장애인 학대 피해자를 돕는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하 옹호기관)의 조사관이 오히려 지적 장애 청소년들을 수차례 추행한 혐의로 최근 구속된 가운데 옹호기관의 운영법인인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이하 인권포럼)의 진정 어린 사과와 이사진 전면 교체, 또한 제주도의 실태 점검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 포함 전국 17개 단체가 모인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주경찰청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지난 3월 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옹호기관 조사관으로 일했던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 옹호기관 상담실과 가정 방문 자리, 차량 등에서 10여차례 장애 학생 2명과 비장애인 학생을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추가 피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제주도에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옹호기관은 사건을 인지한 직후 A씨를 직무 배제하고, 징계위원회를 열어 파면 조처했다.

공대위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시스템이 개인을 보호하지 못한 것으로 보며 최고 책임 주체인 제주도와 운영법인으로서 직접적 책임 주체인 인권포럼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재발방지, 제도개선 등 행정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파렴치하고 폭력적인 사건이고 그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인권포럼, 옹호기관, 제주도 행정의 모습에서 책임이라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사건이 발생하고 언론에 노출되기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날 동안 제주도와 인권포럼은 사과 표명은 물론 입장 표명도 없었다는 것은 이 사건을 보는 인식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문제 삼았다.

또한 "한마디로 운영법인인 인권포럼의 문제의식과 옹호기관 기관장의 무책임성, 법인교체로 마무리하려는 제주도 행정이 이 사건을 개인의 일탈로 마무리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권포럼은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신고하고 행정관청에 보고한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사건과 관련해서 책임을 지고 수습해야 할 옹호기관의 기관장이 사표를 제출하자 수리하는 등 문제의식이 전혀 없다고 봐야 한다. 기관장은 사표 내고 법인은 수리해 주니 도덕적 책임의 무게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직을 해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 피해자의 고통을 더하고 있다"고 문제적 상황을 피력했다.

공대위는 "인권포럼은 진정성이 담긴 사과와 함께 이사진 전면 교체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행정관청인 제주도는 기관 운영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문]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 성폭력 사건 제주지역사회단체 공동성명서

서울에 이어서 제주지역에서도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하 옹호기관)의 장애여성 성폭력 사건 관련한 기자회견을 진행 한다.

서울과 제주는 동일한 사건을 심각한 중대범죄로 보고 이에 대해 연대하기로 합의했으며 앞으로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시스템이 개인을 보호하지 못한 것으로 보며 최고 책임 주체인 제주도와 운영법인으로서 직접적 책임 주체인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이하 인권포럼)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하며 재발방지, 제도개선 등 행정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인권포럼은 제주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의 인권신장, 권익옹호를 위한 활동을 하는 단체이다.

그런 단체가 운영하는 옹호기관은 장애인 학대를 조사하고 판단하며 보호하는 기관이다. 인권포럼과 옹호기관은 장애인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믿고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곳이다. 제주도는 인권포럼과 옹호기관의 관리와 감독을 하는 행정기관이다.

한 사람의 장애인을 보호하고 그의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곳이다. 장애인이면 누구라도 자신이 불합리하고 폭력적이고 위험한 상황에 놓였을 때 손 내밀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곳에서 도움을 청한 한 사람의 삶을 파괴하고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파렴치하고 폭력적인 사건이고 그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인권포럼, 옹호기관, 제주도 행정의 모습에서 책임이라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사건이 발생하고 언론에 노출되기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날 때까지 제주도와 인권포럼은 사과 표명은 물론이고 입장 표명도 없었다는 것은 이 사건을 보는 인식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한마디로 운영법인인 인권포럼의 문제의식과 옹호기관 기관장의 무책임성, 법인교체로 마무리하려는 제주도 행정이 이 사건을 개인의 일탈로 마무리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권포럼은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신고하고 행정관청에 보고한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사건과 관련해서 책임을 지고 수습해야 할 옹호기관의 기관장이 사표를 제출하자 수리하는 등 문제의식이 전혀 없다고 봐야 하며 기관장은 사표 내고 법인은 수리해 주니 도덕적 책임의 무게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직을 해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 피해자의 고통을 더하고 있다.

장애인의 삶을, 장애 여성의 삶을 파괴한 사건이다. 누구도, 어느 곳에서도 피해자를 위한 조치를 이야기하는 곳이 없다.

사건 해결뿐 아니라 이후 대책 마련과 관련한 이야기나, 재발 방지에 초정을 둔 이야기를 들어볼 수 없다는 것은 최고 책임주체인 제주도나 기관 운영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가진 운영법인 모두 자신들이 가진 책임의 무게를 덜어내기 바쁘다고 봐야 하고, 시스템 점검이나 개선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안 보인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은 장애아동의 미래와 연결돼 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 속에서는 누구도 안전할 수 없으며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과 절차가 개선되지 않은 채 지금의 사회가 이어진다면 장애아동의 미래는 어둡다.

장애가 있든 없든 시민의 한 사람으로 성장해 갈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사회가 그들을 보호하고 그들이 가진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현재의 제도 안에서 같은 일이,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은 할 수 없다.

그래서 제도를 점검하고 문제를 찾아내 더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제주지역의 시민사회단체는 앞으로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해야 할 몫을 해 나갈 수 있도록 감시해 나갈 것이다.

우리의 요구는,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진정성이 담긴 사과와 함께 이사진 전면 교체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라는 것과 행정관청인 제주도는 기관 운영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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