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부 지하수 오염 주범 “화학비료, 약처럼 처방받아 뿌리자”

박미라 기자 2025. 4. 3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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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농가 400여곳 공모 선정
토양 성분 분석한 비료 맞춤 처방
농가 경영비 절감, 토질 개선 도움
제주도청.

비료 과다 살포를 방지하기 위해 적정 비료 사용량을 처방하는 제도가 제주 서부 지역에 도입된다.

제주도는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한림읍과 한경면, 대정읍 등 서부지역 전역을 대상으로 ‘표준 시비(적정 비료 사용) 처방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사업은 토양 분석 자료를 토대로 농지에 맞는 적정한 비료 사용량을 농민에게 처방하는 사업이다.

겨울철 채소 재배지이자 축산업이 발달한 서부지역은 지하수 내 질산성질소의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부적정한 가축분뇨 처리와 더불어 과다한 화학 비료 사용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제주의 농민들은 물이 잘 빠지는 화산토의 특성상 비료 역시 땅 밑으로 빠진다고 여겨 적정 비료양보다 2~3배 정도 뿌리는 관행이 있다”면서 “하지만 실험 결과 표준양만 뿌려도 생산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도는 오는 5월16일까지 서부지역 주요 재배 작물인 마늘, 양파, 양배추, 브로콜리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신청을 받고 400곳 이상을 선정한다. 농가는 작물별 1개 농지(최소 1650㎡ 이상)를 신청할 수 있다.

도는 5월말까지 참여 농가를 선정하고, 6~9월 농지별 토양 상태를 검사해 비료 사용 처방서를 발급한다.

토양 검사는 농경지에 질산성질소 등과 같은 성분이 얼마나 함유됐는지 등을 검사하는 것이다. 이후 농경지 양분 함량과 농작물의 양분 요구량을 감안해 표준 시비량 내에서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필요한 비료양을 처방한다. 이후 작물 수확 때까지 비료 사용 실태와 작물 생육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도는 농가가 처방전대로 성실히 이행하면 참여 필지당 연 100만원 이내의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매년 7월 사업 성과를 평가하고, 4년에 걸쳐 농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성과가 확인되면 다른 농가로, 다른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도는 맞춤형 비료 처방으로 인해 화학 비료 사용량을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토양 개선, 비료 구입 비용 감소로 인한 농가 경영비 절감, 지하수 수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형은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이번 사업을 위해 지난해부터 화학비료 저감 전담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라면서 “과학적인 비료 사용 처방은 화학비료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여 농가 경영비 절감, 지하수와 토양 보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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