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에도 할리우드 영화 中 개봉 재개
디즈니 신작 연이어 개봉 확정
중국, 수입 제한은 유보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예고하면서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된 가운데 중국이 미국산 문화 콘텐츠 수입에는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현지 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이 미국 영화 수입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2주 만에 디즈니 등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의 신작들이 잇따라 개봉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를 두고 “정치적 긴장과 별개로 문화 분야에서는 상징적 경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마블 신작 ‘썬더볼츠’는 다음 주 노동절 연휴에 맞춰 중국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며, 디즈니의 실사 영화 ‘리로와 스티치’ 역시 다음 달 23일 현지 개봉을 확정한 상태다. 당초 중국은 미국의 관세 강화에 맞서 미국 영화 수입 축소를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입 제한보다는 콘텐츠 경쟁력 약화와 관객의 외면이 할리우드 영화의 흥행 부진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박스오피스 집계기관 마오얀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 말 기준 중국 영화 시장 수익은 255억위안(약 45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전체 수익의 60%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회복세가 뚜렷하다. 특히 애니메이션 ‘나짜2’ 등 자국산 콘텐츠가 흥행을 주도하고 있으며 팬데믹 이후 미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은 급격히 축소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35%에 달하던 외화 점유율은 2024년 들어 21.3%까지 하락했고, 2년 연속 흥행 수익 10억 위안(약 1조 8000억원)을 넘긴 미국 영화는 한 편도 없었다.
중국 정부는 올해를 ‘영화 소비의 해’로 지정하고, 국유 금융기관 및 티켓 플랫폼을 동원해 티켓 가격 인하 및 대중 소비 촉진에 나섰다. 당국은 최소 10억위안을 투입해 국내 소비를 장려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자국 콘텐츠의 흥행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영화 산업을 소비 진작의 핵심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 콘텐츠에 대해 정면 충돌보다는 전략적 유보 상태를 유지하면서 일본·태국·인도 등 문화적 친연성이 높은 국가들의 콘텐츠 수입을 늘려 대안 시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상하이 사회과학원 루펑 연구원은 “할리우드 영화는 여전히 외화 중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점차 다양한 콘텐츠가 중국 관객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며 “정치적 메시지보다 시장 논리가 작용하고 있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중국과 스페인은 최근 공동 제작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유럽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다. SCMP는 “중국 당국이 미중 무역 전면전에 문화 산업까지 끌어들이는 대신, 자국 콘텐츠 중심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대외 개방은 유연하게 유지하려는 기조가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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