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국공공노조연맹의 ‘이재명 지원단’...당사자들 동의 없이 이름 올라가”
“이 후보 반대 세력도 있지만, 별다른 이야기 못하고 따르는 분위기”
(시사저널=김현지·강윤서 기자)

국내 최대 노동단체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를 염두에 둔 '제21대 대통령선거 승리 실천단'을 추진 중인 가운데, 지역본부 인사들의 사전 동의 없이 이들을 실천단 지휘라인으로 명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체는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획재정부 기능 재조정 등 이 후보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내용의 정책협약서도 마련했다.
시사저널이 30일 입수한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공공연맹) 자료와 취재를 종합하면, 공공연맹은 최근 중앙위원회에 ①제21대 대선 공공연맹 방침 ②제21대 대선 공공연맹 지지 후보 선정 ③공공연맹 임원 선출 등 세 가지 안건을 향후 대의원대회에 올리겠다고 보고했다. 공공연맹은 2003년 9월, 한국노총 산하 공공 부문 노동조합 3개 연맹인 공공건설노련, 공공서비스연맹, 정투노련 등이 통합돼 발족했다.
안건 중 ①번과 ②번은 오는 6월3일 대통령선거일을 앞두고 특정 후보를 위한 지원단을 구성한다는 게 골자다. 지지 대상은 "국민의힘 정당을 제외한 원내 정당 소속 대선 후보"다. 쉽게 말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가운데 지지 후보를 정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는 지난 17일 한국노총 제111차 중앙집행위원회 및 2025년 한국노총 1차 중앙정치위원회에서 결정된 '제21대 대선 한국노총 대응방침'을 근거로 한다.
문제는 ①번 부분이다. 공공연맹의 방침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공공연맹 중앙집행위원회를 정치위원회로 전환한다는 게 골자다. 정치위원회 구성은 중앙집행위원회가 정치위원회로 바뀌는 구조다. 특히, 대선 승리 실천단이 구성된다. 실천단은 정치위원회 위원과 지역본부 가입조직 대표자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지원단은 1권역(서울·경기·인천), 2권역(강원·경북·대구), 3권역(부산·울산·경남), 4권역(충북·대전·충남·세종), 5권역(전북·광주·전남·제주)으로 나뉘어 활동하게 된다. 권역별로 지역본부 등이 가동되는 셈이다. 여기에는 공공연맹 지역본부에 소속된 회원조합 대표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이러한 조직 구성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해당 내용에 동의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원단은 선정될 후보 지지와 정책 협약뿐 아니라 투표 독려 활동도 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활동 기간은 대의원대회 의결일(5월12일) 이후부터 대선 전날까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정당 중 지지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면 당연히 이 후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뒷말이 나왔다.
실제로 공공연맹이 마련한 정책협약서에는 이 후보에 힘을 싣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됐다. 첫 안으로 올라간 '기획재정부 기능의 재조정 및 거버넌스 개편'이 단적이다.
이와 관련해 "과도하게 집중된 기재부의 권한을 균형 있게 조정하거나 예산 기능과 재정정책 기능의 분리를 검토하며 공공기관 운영과 관련된 관리기능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로 이관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설명이 협약서에 담겼다.
이 후보는 앞서 27일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기재부에 권한이 집중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기재부 개혁을 예고한 상황이다. 공공연맹의 정책협약서 마련과 이 후보의 구상 중 무엇이 먼저인지 선후관계는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양측의 정책방향이 일맥상통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했다.
공공연맹은 이를 포함해 △공공기관 관리체계의 민주적 전환 △공공서비스의 공공성 보장 △공공서비스의 국가책임 강화 및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지방균형발전을 위한 혁신도시 발전 △공공기관 인사·보수체계의 개선 △공무직위원회 신설 △공공기관 비정규직 차별 해소 및 처우 개선 △공공부문 노정관계의 제도화 및 국제 기준 이행 △정책 이행 점검 및 협의체 운영 등 열 가지 안을 협약 대상에 포함했다.
안건에는 이번 대선 방침에 대해 "공공성 강화 및 공공노동자의 권리증진을 포함한 노동 존중 사회의 온전한 실현, 대선에 대응해 우리의 정치방침 이행을 위한 것"이라는 배경 설명이 담겼다.
공공연맹 관계자는 "대선 기간 시민단체 등의 후보 지원이나 정책 협약은 매번 있었고, 이번 실천단 구성은 가안으로 올린 것"이라며 "5월12일 의결을 전제로 하는 데다 연맹 지역본부 및 회원조합 요청 시 구성원의 수정이나 보완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기존 안에 담긴 대로 역할을 원하지 않는 경우 불이익 없이 실천단에서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한 내부 관계자는 "당사자 사전 동의도 없이, 더구나 지지 후보가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인데 안건만 보면 (의결 결과와 상관없이) 사실상 이 후보를 염두에 둔 실천단 조직에 꾸려졌다"며 "지휘부는 불이익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별다른 이야기도 못하고 따를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29일 오후 이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한 상황이다. 28일부터 이틀간 온라인상에서 진행된 임시대의원대회 결과 민주당 지지(89.73%)가 압도적이었다는 게 이유다. 한국노총은 대선 후보 등록(5월10~11일) 마감 전인 만큼 후보자가 아닌 정당을 기준으로 의견을 모았다. 단체는 지난 20대 대통령선거에서도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공공연맹은 마감일 직후 후보자를 기준으로 지지 대상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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