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반침하 지도’ 끝내 비공개…“생명권 침해”

최근 서울시 곳곳에서 잇따라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가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끝내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가 오히려 시민들의 안전과 알 권리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23일 정보공개심의회를 열어 ‘2024년 제작된 서울시 지반침하 안전지도 비공개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안건’에 대해 심의하고, 시민단체의 이의신청을 기각했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공공운수노조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등은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공개하라고 서울시에 요구했지만, 서울시가 이를 불허하자 지난 7일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지반침하 안전지도는 지난해 8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를 계기로 서울시가 만든 것으로, 서울 전역을 땅꺼짐 위험도에 따라 5단계로 나눴다.
서울시는 이번 비공개 결정의 근거로 정보공개법 제9조 1항 1호를 들었다. 해당 조항은 다른 법률 또는 법률이 위임한 명령에 따라 비밀 또는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또 공간정보기본법 제35조와 공간정보에 관련 조례, 보안업무 처리규칙 등을 언급하며 해당 지도에 전력·통신·가스 등 국가기간시설 관련 정보가 포함돼 있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정보공개센터와 더불어민주당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의 결정을 비판했다.
김예찬 정보공개센터 활동가는 “서울시가 비공개의 근거로 내세운 공간정보기본법 제35조는 정보 공개 여부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보안 관리에 관한 조항”이라며 “만약 해당 지도에 국가 기간시설에 대한 민감한 정보가 포함돼 있다면, 그 부분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보공개센터는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검토 중이다.
새서울준비특위는 “싱크홀 사고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오세훈 시장은 한강 수상 오피스 사업 등 시민 안전과 무관한 사업에 투자심사를 진행하며 정부에는 추경예산을 요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가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공개하지 않아) 시민들이 오히려 자체적으로 지도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위험 정보를 시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은 시민의 기본권이자 생명권 보장의 최소한”이라고 말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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