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더볼츠* ㅣ 자격지심 있는 슈퍼히어로 모임은 처음이야
아이즈 ize 영림(칼럼니스트)

팀업 무비의 매력은 단순하다. 제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캐릭터들이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뭉칠 때 터지는 시너지. 그리고 그 다양한 얼굴들을 한 화면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가성비까지.
MCU '어벤져스'의 뉴욕 침공 시퀀스는 이 공식을 제대로 터뜨렸다. 반목하고 티격태격하던 이들이 치타우리 대군 앞에선 찰떡같이 손발을 맞추는 순간, 관객들의 심장도 함께 뛰었다.
30일 개봉한 '썬더볼츠*'는 이 공식을 살짝 비틀어본다. 이 팀은 어벤져스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영웅들도 아니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처럼 유쾌한 비주류들도 아니다. 오히려 '진짜 아웃사이더'들이다. 화려한 초능력? 완벽한 신념? 그런 건 없다. 대신 실패와 상처, 자격지심과 결핍만 잔뜩 들고 나온다.
멤버들 면면을 보면 이 불완전성은 더 확실해진다.
옐레나 벨로바는 '블랙 위도우'(2021)에서 나타샤 로마노프의 동생 같은 존재로 등장했다. 냉정한 킬러지만, 가족을 갈망하는 마음만은 여전히 뜨겁다. '호크아이'에서는 복수를 품은 복잡한 내면도 드러냈다.
버키 반즈, 윈터 솔져는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저'(2011)부터 MCU의 터줏대감으로 활약 중이다. 세뇌, 죄책감, 속죄. 전형적인 '구원받고 싶은 병사'의 클리셰를 몸소 증명 중이다.
레드 가디언, 알렉세이 쇼스타코프는 '블랙 위도우'에서 소련판 캡틴 아메리카로 등장했다. 왕년의 영광에 취해 있지만, 사실은 지하철 한복판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아저씨처럼 시대와 따로 논다. 그런데 또 그 투박함이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준다.
존 워커, U.S. 에이전트는 '팔콘과 윈터 솔져'(2021)에서 캡틴 아메리카 타이틀을 이어받았다가 처절하게 무너졌다. 영웅이 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그의 모습은 어쩐지 현대인의 초상처럼 느껴진다.
태스크마스터(안토니아 드레이코프)는 '블랙 위도우'에서 남의 전투 스타일을 완벽 복제하는 능력을 얻었지만, 자유 의지를 잃어버렸다. 능력이 족쇄가 되어버린 케이스.
고스트(에이바 스타)는 '앤트맨과 와스프'(2018)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분자 구조가 불안정해 투명화 능력을 얻었지만, 대가로 끊임없는 고통을 겪는다. 말 그대로 '보이지 않는 상처'를 안고 사는 캐릭터다.

이처럼 '썬더볼츠*'의 멤버들은 어디에 내놔도 '완벽'과는 거리가 멀다. 묠니르를 번쩍 들 만한 고결함도, 인류를 위해 손가락 튕길 만한 사명감도 없다. 서로를 의심하고, 때로는 자기 자신마저 믿지 못하는 이 조합. 하지만 바로 그 어설픔이 '썬더볼츠*'를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이들을 보면 슈퍼히어로판 '오즈의 마법사'가 떠오른다. 사자가 용기를, 허수아비가 똑똑한 두뇌를, 양철 나무꾼이 따뜻한 마음을 찾아 나선 여정처럼 보인다.
일본 애니메이션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무개성인 너도 히어로가 될 수 있다." 선천적 능력이 없어도, 선택과 용기로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믿음. '썬더볼츠*'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실패하고 상처 입은 이들도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완벽을 강요하고 한 번의 실수를 끝없는 낙인으로 삼는 세상에서,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만큼 간절한 것도 없다. '썬더볼츠*'는 하자투성이들이 보여줄 새로운 신화를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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