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인데 파트너가 없네?…위기의 V리그
이정호 기자 2025. 4. 30. 09:30

겨울 대표스포츠 프로배구
중계권 가치 200% 오르고
여배는 야구보다 시청률↑
미디어노출효과 135% 증가
도드람과 8년 동행 마무리
4~5개 기업 접촉했지만
최종협상서 도장 못찍어
타이틀스폰서 공개모집
프로야구 KBO리그가 국내 최고 프로스포츠라면, 프로배구 V리그는 불과 몇 년 사이 겨울 스포츠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흥행 열기만 따지면 프로야구 못지 않다. TV와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전 경기가 생중계되면서, 스포츠를 향한 갈증이 커지는 겨울 시즌에 스포츠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V리그 평균 시청률은 남녀 통합 0.89%에 이르면서, 이제 프로야구를 위협할 만큼의 매력적인 콘텐츠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평균 시청률은 물론 중계 횟수(1458회·케이블TV 생방송 기준)에서 프로야구(2024시즌 기준)에 이은 압도적 ‘2인자’ 지위를 지키고 있다. 여자부 평균 시청률 1.25%는 프로야구(0.98%)를 넘어서는 인기를 누렸다.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가 격돌한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최종전 승부는 포털사이트 생방송에 몰린 동시 접속자가 한때 10만이 넘어설 정도로 높은 관심 속에 열렸다. 시청률은 3.08%로 이번 시즌 V리그 시청률 1위, 역대 2위의 기록을 찍었다. 역대 최다 매진(33회)을 기록한 시즌 누적 관중은 전 시즌 대비 2% 증가한 59만8216명으로 7~8년 전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정도 늘었다. 그러면서 중계권 가치는 최근 10년 동안 200% 올라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V리그는 매 시즌 역대급 흥행을 경신하고 있지만 반대로 한국배구연맹(KOVO)의 고민은 깊어진다. 도드람양돈농협과 8년 동행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새 타이틀 스폰서 계약이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년간 최종 협상 단계까지 간 기업들이 4~5개 정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했다. KOVO의 위기에 도드람이 3년 계약 기간이 끝난 뒤인 2024~2025시즌에도 타이틀 스폰서를 1년간 유지해줘 시간을 더 벌었음에도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심각한 경제 위기라는 불안감에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큰 지출을 꺼려하는데 따른 직격탄이다.
V리그 타이틀 스폰서는 한 해 30억원 규모로 알려진다. 높아진 V리그 위상을 고려하면 큰 돈은 아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V리그의 타이틀 스폰서 미디어 노출 효과는 2017~2018시즌과 비교해 2023~2024시즌에 무려 약 135%가 증가한 4190억원으로 분석된다. 도드람은 처음 V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2017년과 비교해 2023년 브랜드 매출이 117%, 사업 규모가 75%가 확대됐다. V리그와 손잡은 뒤 약 31%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를 누린 것으로 평가된다.
KOVO에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는 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 붙었다. 배구계에서는 위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통 타이틀 스폰서 재계약이나 새 계약 협상은 시즌 중 마무리돼 발표하곤 하는데 공백기가 생겼다. 급기야 KOVO는 “타이틀 스폰서를 공개 모집한다”고도 했다. 타이틀 스폰서를 공개적으로 찾고자 하는 행보 역시 이례적으로 KOVO의 깊은 고민이 전해지는 대목이다.
KOVO는 “V리그는 관람객의 약 84%가 핵심 소비력을 갖춘 10∼40대다. SNS 등 디지털 구독자 약 70만명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가능하다. 그리고 아시아쿼터 제도를 비롯해 트라이아웃 제도를 통한 동남 아시아권은 물론 해외시장 공략에도 효과적”이라고 V리그를 재차 홍보했다. KOVO 관계자는 “새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는 게 여건상 쉽지 않은 상황은 분명하다. 하지만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새 시즌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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