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기어가네"…서울버스 `준법투쟁`에 시민들 우왕좌왕[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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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이면 가는 거리인데 30분을 훌쩍 넘겼어요."
서울 강남구에 사는 강태희(30)씨는 밤사이 갑작스럽게 결정된 서울 시내버스의 준법투쟁으로 출근길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눈 30일 오전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임씨는 "파업 자체는 있어도 된다 생각한다"면서도 "버스 파업이라는 게 시민을 인질로 삼고 하는 거다 보니까 한국에서 일어나는 버스 파업의 경우 조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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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나선 시민들, 지도 보며 '발 동동'
"시민 담보로 협박하나…출근 어렵네"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15분이면 가는 거리인데 30분을 훌쩍 넘겼어요.”
서울 강남구에 사는 강태희(30)씨는 밤사이 갑작스럽게 결정된 서울 시내버스의 준법투쟁으로 출근길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출근길 버스를 기다리던 강씨는 “버스가 기어간다”며 “버스가 예정 도착 시간과 안 맞아서 다들 황당했고 일부는 짜증을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앞 버스정류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 9명이 길게 줄지어 있었다. 역사에서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었지만, 버스 배차 시간이 10분·16분으로 길어지면서 대기하는 승객들로 버스정류장은 가득찼다. 일부 승객은 버스 출입문이 열리자마자 다급하게 뛰어나가기도 했다.
용산구에서 이곳까지 버스를 타고 온 홍모씨는 “어제 소식을 듣고 긴장했다”며 “어떻게 가야 할지 전날에 알아보고, 직장이 버스로 10분 거린데 늦어질까 봐 15분 정도 더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홍씨는 “예전에는 소식을 몰라서 매번 당황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아파트랑 구청에서 버스 파업이 있을 예정이라고 알려줘서 준비할 수 있었다”고 했다.
버스 지연은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띄게 심해졌다. 오전 9시가 되자 승객들은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차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일부는 휴대전화로 버스나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계속 검색하면서 급히 발걸음을 돌렸다.
경기도 파주시에 사는 박모(27)씨는 “원래 타는 게 22분 걸려서 그것보다 일찍 오는 17분짜리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평소보다 (버스 도착이) 10~20분가량 늦어지고, 짧은 시간에 다른 방법을 찾으려니 곤란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버스 파업을 하는지 몰랐다”며 “생존권 문제가 있지만 시민을 담보로 협박하는 일이라 부정적이다”고 덧붙였다.
인천에 사는 임모(22)씨는 이날 버스 운행이 지연되면서 학교에 지각했다. 임씨는 “파업 자체는 있어도 된다 생각한다”면서도 “버스 파업이라는 게 시민을 인질로 삼고 하는 거다 보니까 한국에서 일어나는 버스 파업의 경우 조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날 준법투쟁은 오전 2시에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의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오전 4시부터 시작됐다. 준법투쟁은 승객이 교통카드를 찍고 자리에 앉는 등 안전이 확보된 것을 확인 뒤 출발하거나 앞서서 가는 차를 추월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연착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당장 버스 운행이 멈추진 않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버스의 출발과 도착이 지연될 수 있다. 노조가 총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 있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해에도 임금 협상이 결렬되면서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전날 노사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조정회의에서 통상임금 개편을 두고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19일 대법원에서 통상임금에 관한 기존 판례를 변경했으므로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기존 임금체계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음을 전제로 마련된 것이기 때문에 대법원의 법리가 변경됐다면 임금체계도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영민 (yml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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