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 쉬고 누군 일하고? 근로자 울리는 ‘근로자의 날’
권리 주장 못하는 근로자들 많아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1. 대전의 한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 중인 김민우(29) 씨는 최근 사업주에게 근로자의 날 휴무 여부를 묻자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사업주가 "우리 사업장은 5인 미만이라 지금까지 근로자의 날에 따로 쉬지 않고 일을 해왔다"고 답한 것이다. 근로자의 날은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유급휴일로 인정된다. 만약 이날 근로하게 되면 근로 시간에 따른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사회초년생인 김 씨는 "사장님이 수당 얘기는 따로 안 했는데, 이것저것 따지는 젊은 세대처럼 보일까 봐 먼저 말을 꺼내지도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2. 충남의 한 사단법인에서 근무 중인 박규환(가명·29) 씨는 최근 상사로부터 "업무가 많아 근로자의 날에도 출근해야 할 것 같다. 대신 대체 휴무를 지급하겠다"라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근로자의 날은 법률에 의해 명확히 일자가 지정돼 있어 '휴일 대체'가 아닌 '보상 휴가'로 처리해야 한다. 박 씨는 "지난해 근로자의 날에도 근무했었는데, 대체 휴무만 받았었다"며 "수당이나 보상 휴가 등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푸념했다.법정휴일로 마련된 근로자의 날에도 쉬지 못하고 심지어 근로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적지 않아 관리 당국의 감독, 주의가 요구된다.
29일 지역 노동계에 따르면 1994년부터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로 제정한 지 약 20여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법적 권리를 요구하지 못하는 근로자가 부지기수다.
근로자의 날은 법정휴일인 만큼 이날 일하면 월급제 근로자 기준 5인 이상 사업장은 통상임금에 근로 제공분(1배)과 휴일근로 가산수당(0.5배)을 포함해 지급해야 한다.
5인 미만 사업장도 기존 임금 외에 근로 시간에 대한 추가 임금을 근로자에게 줘야 해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에는 사업주와 상사의 눈치가 보이고, 특히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이 부담이 더 크다는 것이 지역 노동계의 토로다.
실제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의 58.5%가 '빨간 날에도 유급으로 쉬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의 58.9%가 유급휴일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법적으로 보장된 근로자의 권리를 당당히 요구할 수 있도록 매년 근로자의 날마다 당국 차원의 홍보와 감독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대표는 "정부와 정치권은 고용주 인식 개선은 물론, 법 위반 사업주에 대한 근로감독과 처벌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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