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처럼 되면 안 된다" [뉴스룸에서]

김기중 2025. 4. 30.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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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처럼 되지 않기 위해 우리(일본)도 방심하면 안 된다."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덴소컵(한·일 대학축구 정기전)과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아시안컵 대회에 대한 평가 과정에서 그는 한국 축구의 최근 상황을 예로 들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까지 했다.

태극기 대신 일장기를 선택한 가수 김정민의 아들 김도윤(일본명 다니 다이치)의 결정은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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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술위원장 "한국은 반면교사"
김정민 아들, 일본 대표팀 선택
'라이벌'이었던 한일 격차 벌어져
3월 25일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대한민국 선수들이 1대 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고 아쉬워하고 있다. 뉴스1

“한국 축구처럼 되지 않기 위해 우리(일본)도 방심하면 안 된다.”

가게야마 마사나가 일본축구협회(JFA) 기술위원장이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덴소컵(한·일 대학축구 정기전)과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아시안컵 대회에 대한 평가 과정에서 그는 한국 축구의 최근 상황을 예로 들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까지 했다.

한국은 덴소컵에서 단 한 번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일본에 0-1로 졌다. U-17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선 21개의 슈팅을 난사하고도 인도네시아에 0-1로 패했다. 가게야마 위원장은 “예전 한국 축구는 우리가 좋아할 수 없는 강점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없어지고 있다”며 근성·체력·스피드를 앞세우는 한국만의 스타일이 사라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한때 일본에 넘어야 할 산이었던 한국이 이제는 ‘닮지 말아야 할 팀’이 됐다. 가게야마 위원장의 발언은 뼈를 때리는 ‘팩폭’이다. 인정하기 싫은 일이나 한·일 축구는 ‘라이벌’이라고 부르기에 무리가 있어 보일 정도로 차이가 벌어졌다는 것이 우리 축구계의 중론이다.

태극기 대신 일장기를 선택한 가수 김정민의 아들 김도윤(일본명 다니 다이치)의 결정은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다니 다이치는 FC서울 유스 출신으로 한국 연령별 대표팀까지 거친 유망주였지만 결국 U-17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더 높은 레벨을 원했다”며 어머니의 나라를 택했다. 일본의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과 선수 경력 개발 프로그램 등이 그의 선택 배경이었다. 일본축구협회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체계적인 리그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있다. 반면 한국은 2025년 초중고 축구 리그조차 예산 문제로 시작이 한 달이나 밀렸을 정도다.

성인 대표팀 간 격차도 더 벌어지고 있다. 치열한 경쟁 관계 속 일본이 조금 더 앞서는 정도가 아니다. 일본축구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한국은 반대로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일본(FIFA 랭킹 15위)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6승 2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세계에서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23위)은 오만(77위), 요르단(62위), 팔레스타인(101위) 등 약체 팀에도 고전하며 본선 진출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비판의 화살은 대한축구협회에 쏠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협회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1년 전 황선홍 감독이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U-23 대표팀에서 사퇴한 뒤 1년 동안 후임 감독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협회 행정의 기본인 평가전 상대를 잡는 것부터 일본에 한참 뒤처져 있다.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두고 일본이 독일, 튀르키예, 캐나다 등 강팀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를 당시 한국은 32년 만에 동남아 팀과 국내 평가전을 치른 것이 단적인 예다.

더 씁쓸한 것은 한국축구도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이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축구협회 조직 내 변화를 주도할 만한 리더도, 구성원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구자철은 최근 자신의 은퇴식에서 축구인 모두에게 따끔한 한마디를 남겼다. "내가 처음 축구를 시작했을 때 한·일 축구에 대한 체감은 지금과 달랐다. 이젠 일본의 비교 대상이 아니다. 그 책임과 시간은 누가 보상하나. 우리가 정신을 차리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면 다음 세대에 더 큰 고통을 줄 것이다."

김기중 스포츠부장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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