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덕수 단일화' 예선전 된 국민의힘 경선, 뭘 기대하겠나

국민의힘이 어제 대통령선거 후보를 가릴 최종 경선 진출자로 김문수 한동훈 후보를 확정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한 후보와 반대했던 김 후보의 2파전 양상으로, 찬탄파와 반탄파 간 세 대결이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내달 1, 2일 선거인단 투표(50%)와 국민 여론조사(50%)를 실시한 뒤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가 발표된다.
안철수 홍준표 후보를 포함해 2차 경선을 치른 후보 4인은 결과 발표에 앞서 대선 승리를 위한 '원팀'을 강조했다. 그러나 1, 2차 경선을 거치는 동안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둘러싼 찬탄·반탄 논쟁이 지속됐고 상대 후보의 외모나 과거 발언 등을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가 난무했다. 출마 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가 2차 경선의 최대 쟁점일 정도로 정책 대결이나 비전 제시와도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한술 더 떠 자당 후보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공식화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어제 "우리 당 후보끼리 경쟁해서 한 분이 결정되면, 더 큰 집을 짓기 위해 단일화 경선을 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 원로에게 한 대행 출마를 지원해 단일화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알려졌다. 지도부가 "국민의힘만으로 이길 수 없다"는 패배 의식에 젖어 경선을 예선전으로 강등시킨 꼴이다.
정당은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다. 국민의힘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선 때마다 후보 영입론으로 몸살을 앓았다. 쇄신을 상징하는 새 얼굴로 보다 폭넓은 지지를 얻겠다는 취지일 테지만, 후보를 배출할 자생력 없는 정당에 국민이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공교롭게도 김 후보와 한 후보, 영입 대상인 한 대행은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위원을 지낸 이들이다. 3년 만에 막을 내린 윤 정부의 실패에서 자유롭지 않다. 쇄신은커녕 반성도 없이 '반이재명 연대'를 명분으로 한 단일화 전략으로 대선 승리에 필수적인 중도층 지지를 바라는 건 염치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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