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자유공원에 제국주의 낯선 그림자
개항기 침탈 등 아픈 역사 연상 고증 미비 디자인 부적절 논란

인천시 중구가 자유공원에 조성한 새로운 전망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구에 따르면 자유공원 내 '노후 전망대 개선사업'을 통해 전망대를 새로 조성하고 최근 개방했다.
구는 2023년 안전관리 자문단의 자체 진단을 거쳐 기존 전망대의 노후화를 확인했고, 지난해 새 전망대 조성을 위한 예산 4억8천만 원을 마련했다.
구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자유공원 광장 일원에 있던 기존 노후 전망대 시설 전체를 철거한 뒤 선박 형태의 새로운 전망대를 설치했다. 이 전망대는 개항기 제물포항을 드나든 서양 선박을 모티브로 조성했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인천항을 비롯해 개항장 거리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여서 원도심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구는 기대한다.
하지만 일각에서 100여 년 전 개항기 열강 침략의 역사가 담긴 자유공원에 의미와 고증이 불분명한 서양 범선 형태의 전망대를 설치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공원 일대는 1876년 일본과의 강화도조약과 1883년 개항을 거치며 외국인 거류 지역인 '조계(租界)'가 설치된 곳이다. 치외법권이 적용된 '나라 안의 외국'이었다.
자유공원 역시 인천항을 통해 들어와 조계에 살던 외국인들의 휴식처로 1888년 조성됐다. 제국주의 침탈 역사의 상징인 셈이다.
이희환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대표는 "역사성을 찾으려는 구의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어떤 뜻에서 외국 선박 형태의 전망대를 조성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장회숙 인천도시디자인연구소장은 "서양 범선 형태의 전망대가 제대로 고증을 거쳤는지, 또 어떤 의미로 조성했는지 근거가 필요하다"며 "자유공원의 역사에 대한 해석도 필요하다"고 했다.
구 관계자는 "특정한 선박을 모티브로 한 것은 아니고, 이를 고증할 만한 정확한 자료도 없다"며 "자유공원 인근에 제물포항과 개항장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 특색을 살려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우제성 기자 godo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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