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트럼프 결집… 캐나다 총선 자유당 ‘대역전극’

서필웅 2025. 4. 2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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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 총리 집권 연장 성공
343개 의석 중 168석 안팎 확보 유력
144석 내외 예상 보수당 누르고 승리
20% 차이났던 지지율 석달 만에 뒤집어
美 관세 압박에 반미 확산, 표심 변화
트럼프 “美 51번째주로” 발언도 결정타
카니, 연설서 트럼프와 협상 가능성 시사

28일(현지시간) 치러진 캐나다 총선에서 마크 카니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이 승리하며 집권 연장에 성공했다. 1월 초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 퇴임 당시만 해도 두자릿수 이상 뒤졌던 지지율을 3개월여 만에 뒤집은 ‘대반전’이다. 취임 이후 캐나다를 거칠게 압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선거 결과에 강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승리 선언하는 카니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온타리오주 오타와 선거본부에서 자신이 소속된 집권 여당 자유당이 이날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고 있다.
오타와=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 CTV 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29일 오전 7시 기준 자유당은 하원 343개 의석 중 162곳에서 당선을 확정지으며 140곳에서 당선을 확정지은 제1야당 보수당에 승리했다. 남은 10여개 선거구의 개표 추세 등을 고려하면 자유당이 168석 내외, 보수당이 144석 내외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캐나다 언론들은 이날 투표 종료 후 자유당이 가장 많은 의석수를 차지해 정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CTV는 이날 자정 무렵 자유당이 과반 의석인 172석을 확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자유당은 트뤼도 총리 집권기인 2019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이후로는 군소야당과 연대하며 힘겹게 정권을 지켜왔다. 또다시 퀘벡당, 신민당 등과 함께 연립정부 구성을 모색해야 하지만 자유당으로서는 전혀 아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뤼도 총리가 퇴진했던 1월 초와 비교하면 놀라운 약진이기 때문이다.

트뤼도 전 총리가 9년여간 이끌어 온 자유당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이어진 고물가와 주택가격 상승 등에 따른 국민의 불만으로 지지도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여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자유당은 보수당에 20%대의 큰 지지율 격차로 뒤져 ‘캐나다의 트럼프’로 불리는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보수당 대표가 차기 캐나다 총리가 되는 것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취임한 이웃나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국민의 여론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캐나다에 강하게 관세 압박을 했을 뿐 아니라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 등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발언까지 이어갔고, 이는 집권여당인 자유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트뤼도 총리에 이어 자유당을 이끌게 된 카니 총리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부과 및 주권 위협에 맞서며 캐나다가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일부가 되지 않겠다고 강조하며 애국심을 결집했다. 경제위기 가능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경제학자 출신 관료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수차례 글로벌 경제위기를 헤쳐온 카니 총리의 배경도 자유당의 승리에 일조했다.

반면 보수당은 ‘캐나다의 트럼프’로 불리는 당대표의 이미지가 역효과를 냈고, 트럼프 대통령에 유화적이었던 당의 전력까지 다시 부각됐다. 이런 급격한 분위기 쏠림 속 포일리에브르 당대표는 오타와 지역 자신의 선거구에서 낙선하기까지 했다. 결국 보수당은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대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카니 총리는 이날 승리 선언에서 “미국과의 구연(舊緣), 꾸준히 통합을 확대하는 것에 기초한 관계는 끝났다”면서 “내가 몇 달간 경고해 왔듯이, 미국은 우리의 땅, 우리의 자원, 우리의 물, 우리의 나라를 원한다. 그런 일은 절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의 위협을 극복해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두 주권 국가 간의 미래 경제 및 안보 관계를 논의하기 위해 트럼프(미국 대통령)와 함께 마주 앉을 것”이라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서필웅·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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