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새 정부 길을 묻다](7)강운태 광주과학기술원 명예석좌교수 "7공화국 헌법제정 절차법, 大選 전 확정·공포해야"

박재일 기자 2025. 4. 29.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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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정부는 개헌 위한 '6.5공화국'
경제시스템, 튼튼한 ‘사다리경제’로
지방소멸 교육·의료 개혁 선행돼야"

분단은 수치, 불가침협정 체결 시급
지방 재원·사무 재분배 서둘러야
대한민국 비전 ‘존경할 만한 나라’"
29일 강운태 광주과학기술원 명예석좌교수가 6월 3일 선출되는 제21대 대통령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정권교체나 시대교체보다 더 중요한 국가 시스템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제16·대18대 국회의원과 제47대 농림수산부장관, 제62대 내무부장관, 제6·11대 광주광역시장을 지낸 강운태(76) 광주과학기술원 명예석좌교수를 만나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있는 '존경할 만한 나라'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청사진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뚝심과 집념으로 국가와 지역발전에 수많은 행적을 남기고 현재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후학 양성을 위해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강운태 명예석좌 교수는 연구실을 찾은 기자에게 허심탄회하게 다음 정부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큰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조기대선과 동시개헌은 물 건너갔지만 이제 개헌은 누구도 거스릴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다음 정부를 '6.5공화국'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이유는 무엇입니까?
▶다음 정부는 개헌을 통해 제7공화국으로 가야만 하는 '징검다리 정부'라는 뜻입니다. 비록 개헌의 적기는 놓쳤지만 다음 정부에서는 반드시 개헌해야 합니다. 암 덩어리와 같은 87년의 낡은 헌법 체제를 확실하게 바꿔야 우리의 미래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개헌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다음 정부는 어떤 것을 준비해야할까요?
▶국회에 방치돼 있는 '개헌특위'를 설치하고 가칭 '제7공화국 헌법제정을 위한 절차법'을 6월3일 새 정부 출범 전에 확정?공포해야 합니다. 늦어도 6월 말까지는 만들어야 법률로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국민투표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헌법 불일치'판정을 받은 '재외동포 투표권 조항'은 물론 사전투표제 도입과 선택적 국민투표가 가능하게 손질해야 합니다.

또 개헌 시기를 '절차법'에 못 박아야 합니다. 4년 중임제의 경우 2026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할 것이냐? 2028년 국회의원 선거와 동시에 할 것이냐를 미리 정해야 합니다. 대통령 임기는 개헌논의 과정에서 정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2026년에 개헌할 경우는 이번 대선에 당선된 대통령은 1년 임기후(임기 4년 단축) 4년 대통령제에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2028년에 개헌할 경우는 3년 임기 후(임기 2년 단축)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될 것입니다. 물론 국민투표로 국민이 정할 몫입니다.
실험실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강운태 광주과학기술원 명예석좌교수.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변혁이 필요합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다음 정부는 어떻게 개혁을 해 나가야 할까요?
▶정권교체나 시대교체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시스템교체입니다. 현재 우리의 경제시스템은 너무 낡았습니다. 세계적인 CEO(젠슨 황, 일론 머스크, 팀 쿡, 장중마오, 마윈 등)는 세습이 아닌 독창적인 기술력과 경영력을 토대로 자력 성장했습니다. 재벌 기업을 억압하자는 것이 아니라 다음 정부는 기술력과 능력만 있으면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경제'를 튼튼하게 세워야 합니다. 전문투자기관(은행)을 설치하고 각종 규제는 포지티브(positive)를 네거티브(negative)로 전면 개혁하고, 갑?을 관계의 횡포부터 뜯어 고쳐야 합니다. 최고의 복지이자 성장의 원동력인 일자리창출을 위해 가칭 '성장과 일자리 연동을 위한 벤처특별법을 만들어 일자리 강국, 벤처 강국으로 거듭나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농가소득이 보장되지 않은 선진국은 없습니다. 정부(농협, 수협) 주관 하에 매년 합리적인 목표가를 정하고 자동조절장치를 도입해야 합니다.

-다음 정부의 과제 중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책 마련은 큰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방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요.
▶지방 소멸이 국난에 가깝습니다. 우선, 교육과 의료부터 지방이 불리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급선무이고 공공기관 채용에 '지방 할당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연 90조 원 규모의 각종 국비보조금의 50% 이상을 포괄보조금으로 바꾸고, 중앙과 지방의 권한을 연방제 수준으로 재배분하는 지방회생과 균형발전 특별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 최하위입니다. 아이를 마음 편하게 낳고, 성년이 될 때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출생과 양육 통합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더해 공동체의 기본인 주거정책의 실패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싱가포르의 젊은이들은 결혼을 앞두면 정부에서 장기(99년) 공공임대주택 배정(80%가 공공주택)부터 받는데 우리의 청년들은 전·월세 구하는데 진땀을 뺍니다. 이제 주거권을 기본권으로 명시하고 '반값 아파트(토지임대부 주택)'를 청년 정책의 근간으로 삼아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정부는 백년지대계인 교육과 관련 어떤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다음 정부는 교육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혁해야 합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통합하고, 중·고등학교를 인문과 과학기술의 융합체제로 개편하자는 주장이 많습니다. 국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교육시스템 장기로드맵을 수립해야 합니다. 과학연구개발 시스템도 노벨상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연구과제가 단기에 그쳐 심도 있는 연구와 연계성이 떨어지고 연구비의 25~30%를 대학본부에서 징수하는 폐습부터 뜯어고쳐야 합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양자, 바이오, 에너지, 우주분야에서 세계 1~3위가 될 수 있도록 4대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해야 합니다.

-대내외적인 행정환경의 변화로 이제 행정체계도 큰 개편이 필요해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해묵은 특정 정당중심의 지방권력을 분산하기 위해 다음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분야는 무엇일까요?
▶우선, 행정체계는 연방제 수준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예컨대 5+3, 호남권, 대경권, 영남권, 충청권, 수도권(경기인천) 등 5개 광역권과 서울, 강원, 제주 등 3특별수역으로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시·군·구 역시 통합하되 읍?면?동은 자치의 차원에서 존치하면서 의료 교육계 등 생활지원센터로 개편해야 합니다. 지방권력 분산을 위해서 시장·군수·구청장 선거에 정당공천제(내천 포함)를 폐지하고 원천적으로 정당 참여를 배제, '사람 중심의 선거'가 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지역발전과 관련 불균형 심화가 지적되고 있는데 다음 정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할 분야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방이 독창성과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재원과 사무재분배 작업부터 서두르고 국가보조금을 포괄보조로 바꾸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방기피의 큰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는 의료와 교육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꿔 지방 의료 인력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공공기관 임직원 채용시 지방할당제를 시행하는 일부터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다음 대통령은 중앙집권제하에서 발전해 왔던 낡은 체제를 청산하고 지방분권과 상생·균형을 통한 상향식 발전 시스템을 새로운 정부의 철학으로 삼아 단계적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정부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광복 80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것은 한민족의 수치입니다. 북한 정권의 탓이라고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음 정부는 이제라도, 평화통일의 로드맵을 만들고, '불가침협정'부터 체결해야 합니다. 복지의 근간인 전국민 4대 보험은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고용보험의 실제 가입률이 50%정도에 불과하고, 국민연금도 1천만 명 정도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부담률도 차등제를 적극 도입해야 합니다. 모든 국민이 능력대로 부담하되, 혜택은 고르게 받는 명실상부한 국민보험으로 재설계해야 합니다. 이것이 기본사회의 첫걸음입니다.
이 밖에도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는 혁파되어야 합니다. 국회의원은 권역별 정당명부제나 중대선거구제로 바꾸고, 기초단위 지방선거에 정당 공천을 배제해야 합니다.
정부가 똑똑해야 국민이 행복합니다. 오랫동안 저의 가슴에 품고 있는 대한민국 공동체의 비전은 'Korea Is Respectable Country'(존경할 만한 나라)입니다. 지구촌 사람들이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제도와 문화, 과학기술, 음식과 행태까지 본받고 싶어 하는 나라입니다. 식민지의 늪을 벗어나 후진국에서 선진국의 초입까지 올라선 대한민국 공동체가 'Respectable Country'가 된다면 이는 분명코 인류 문명사 전체를 끌어올리는 샛별과도 같은 희망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임이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통령 후보들이 이에 대한 답을 내놓고 국회에 '국가시스템 혁신본부'를 설치해 6.5공화국에서 입법화되기를 고대합니다.

■강운태가 걸어온 길
광주과학기술원 명예석좌교수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 아태지역 공동회장
제6·11대 광주광역시 시장
제16·18대 국회의원
새천년민주당 사무총장
빛나는 대한민국 연대 대표
제62대 내무부 장관
제47대 농림수산부 장관
전국검정고시 총동문회 회장
제34대 순천시 시장
제11회 행정고시 합격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