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덕수 마지막 소임이라더니, “트럼프 자랑할 협상”은 뭔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9일 국무회의에서 한·미 간 ‘2+2 통상 협의’에 대해 “일각의 우려에도 양국은 굳건한 양자 관계를 재확인했다”며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한·미 동맹은 번영의 경제동맹으로 한층 발전할 것”이라고도 했다. 1시간여 만에 구체화된 것 없이 끝난 협상에 대해 자화자찬한 것이다. 6·3 조기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한 대행이 온갖 불가측성이 커져가는 대미 협상에 장밋빛부터 칠한 꼴이다. 관세협상을 마지막 소임으로 삼겠다던 말도 이제 허언이 된 것인가.
무엇보다 대선 ‘콩밭’에만 마음이 가 있는 한 대행이 조급하게 협상을 망치고 국익을 훼손할까 우려스럽다. 한 대행은 지난 28일 공개된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스러워할 협상”을 언급하며 사업성 문제가 큰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 참여를 거론했다. 비관세 장벽 해소책으로는 안보와 직결된 고정밀 지도 반출을 사례로 들어 가슴이 철렁한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이 조변석개하고 있어 협상을 절대 서둘러선 안 된다. 통상당국자들이 “차기 정부 출범 전 합의 가능성은 없다”고 ‘과속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점은 다행스럽다. 한 대행은 정치 욕심에 이들의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
한 대행은 또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권한대행이 지명하지 못하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의 8번째 거부권 행사는 대선 출마를 앞두고 이중의 위헌적 행위를 합리화하려 몽니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해야 할 국회 몫 재판관 임명은 거부하고, 하지 말아야 할 대통령 몫 재판관 지명을 한 그가 위헌·위법적이라는 헌재 결정과 끝내 엇간 것이다. 그러면서 “민생 앞에선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국회와 행정부의 추경 협력을 이야기하니 그 ‘내로남불’의 몰염치에 기가 찬다. 윤석열 정부 내내 국회 입법권을 무시하는 데 일조한 한 대행은 삼권분립과 협력을 말할 자격이 없다.
한 대행은 이날 국무위원들에게 경제·통상 장관을 중심으로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권한대행으로서 마지막 국무회의라는 속내일 것이다. 헌정사에 유례없이, 공직 사퇴시한(5월4일) 직전까지 권한대행 자리를 대선에 활용하고 선수로 나서는 기회주의적 공직자를 국민들은 보게 됐다. 한 대행은 부끄러움을 알고 내란을 막지 못한 국정 2인자로서 조기 대선 출마 자격이 있는지 자문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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