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에 올린 수백년 향나무"…경주 마을 이장과 주민들 갈등 격화

송종욱 기자 2025. 4. 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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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협의 없이 이장 등 향나무 팔고 우물마저 없앴다" 주장
"동회 등 주민 협의 거쳐 판매, 뿌리가 우물을 훼손해 없앴다"
[경주=뉴시스] 송종욱 기자 = 경북 경주시 안강읍 육통1리 마을의 상징인 수령 수백 년인 향나무와 주민 대대로 이용해 온 우물이 사라지면서 주민 간 이런저런 소문이 퍼지면서 마을이 시끌벅적하다. 사진은 애초의 향나무·우물 모습(왼쪽)과 향나무·우물을 없앤 후 콘크리트로 덮은 모습. 2025.04.29. sjw@newsis.com


[경주=뉴시스]송종욱 기자 = 한적한 시골 마을에 수백 년 수령의 향나무와 주민들이 대대로 이용한 우물이 사라지면서 동네가 이런저런 소문에 휩싸이며 시끌벅적하다.

경북 경주시 안강읍 육통1리 주민은 향나무와 우물이 사라진 것을 두고, 일부 주민은 국토교통부 소유의 땅에 이장 등이 주민과 협의 없이 향나무를 팔았다고 국민권익위와 경주시·경찰서에 민원을 제기한 것.

반면 이장 등은 마을 진입로에 향나무와 우물이 있어 차량 통행이 어려워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향나무를 없앨 것을 협의했고, 판매한 향나무를 캐면서, 그 뿌리가 깊어 우물이 훼손돼 함께 없앴다는 주장이다.

향나무는 마을 인근의 국가자연유산인 '월성 육통리 회화나무'와 함께 주민들이 정월 대보름에 한 해의 풍년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동제(洞祭)를 지내왔다.

또 물이 한 번도 마른 적이 없는 우물은 주민들이 대대로 식수로 이용한 마을의 공동 우물이다.

일부 주민이 이장 등이 당근마켓에 올려 향나무를 조경업체에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런저런 소문이 퍼졌고, 향나무를 캐면서 조상 대대로 이용해 온 우물마저 없애고 그 자리를 콘크리트로 덮자 주민들의 원성이 일었다.

참다 못한 마을 주민 일부가 권익위와 시·경찰을 찾아 민원을 제기했으나 행정 당국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실정.

향나무가 회화나무와 함께 마을의 상징이지만 이장 등이 주민과 협의를 했고, 정부 소유의 땅이지만 향나무를 심은 사람이 주인으로, 주민이 심은 것으로 추정되며, 나무를 판매한 대금 2150만원이 마을 소유의 통장으로 입금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모 이장은 "동회(洞會)·개발자문위원 회의를 거쳐 향나무를 판매했고, 나무를 옮기면서 뿌리가 우물을 훼손해 우물까지 없앴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j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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