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슴과의 '불편한 동거'…상극이냐, 상생이냐

김예빈 기자 2025. 4. 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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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꽃사슴 '유해야생동물' 지정 절차 돌입…입법 예고
인천 굴업도 주민 "꽃사슴이 섬 황폐화의 원인…작물도 심지 못해"
환경 전문가 "유해동물 지정은 신중해야…공생 방안 모색해야"
굴업도 전경 [사진 = 경인방송 DB]

[앵커]

'한국의 갈라파고스'라 불리는 인천의 작은 섬, 굴업도는 '백패킹' 성지로도 불립니다.

야생 꽃사슴과 염소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들을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개체수가 불어나며 주민 피해가 커지던 와중, 최근 환경부가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선정하는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주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선 조금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단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요.

김예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귀여운 외모와 온순한 성격의 꽃사슴.

우리나라 서울숲이나 일본의 '나라 공원'에선 이미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 손을 벗어나 야생화된 꽃사슴떼로 섬 주민들은 고통받고 있습니다.

인천에선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도 불리는 옹진군 굴업도가 대표적인 꽃사슴 서식집니다.

1980년, 주민들이 들여온 꽃사슴 7마리가 25배 폭증해 사람(40명)보다 사슴(178마리)이 더 많은 '사슴섬'이 됐습니다.

주민들은 사슴으로 인한 피해는 셀수도 없다고 호소합니다.

[이해준 / 옹진군 굴업리 이장 : 진짜 빨리 좀 없앴으면 좋겠어요. 진짜로…그냥 뭐 다들(정부·지자체) 손 놓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게 있죠. 작물을 거의 심지를 못하니까. 나무, 풀 다 자라지를 못하니까 완전히 황폐해지는 거죠.]

이 같은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환경부는 최근 야생생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주민 피해를 막기 위해 지자체장 허가가 떨어지면 포획과 사살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해야생동물' 지정이 유일한 해결책인지 의구심을 표하기도 합니다.

[장정구 / 기후·생명정책연구원 대표 : 환경부가 유해 동물로 지정할 필요까지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얘네가 퍼져 있는 곳이 섬 지역이라든가 아주 일부 지역이거든요. 외래종이라 하더라도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조금 더 적극적인 모색을 하면 좋겠다…신중할 필요가 있겠다란 생각이 일단 듭니다.]

개체수 조절을 위한 과학적 방안을 모색하거나 펜스를 설치하는 등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단 설명입니다.

주민과 꽃사슴의 불편한 동거, 그 사이에 선 지자체 역할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경인방송 김예빈입니다.

*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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