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에도 훨훨 나는 ‘관세 무풍지대‘ 어디?

정윤성 기자 2025. 4. 2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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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피난처’ 된 방산·조선株…시총 순위 단숨에 ‘껑충’
반도체·車는 불확실성 여전…“관세 무관 섹터 강세 전망”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지난해 5월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홍보관을 방문한 시민의 모습 ⓒ시사저널 최준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관세 무풍지대'로 분류되는 조선·방산·제약·바이오·엔터 종목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관세 리스크가 최악의 국면은 넘겼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관세 무풍지대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선·방산 업종 등 관세 영향을 덜 받는 업종의 시가총액 순위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시총은 이날 기준 36조7839억원으로 코스피 7위를 기록했다. 지난 1월2일 기준 시총 23위였던 한화에로스페이스는 4개월여 만에 5위인 현대차(40조2288억원)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24조840억원)의 순위는 35위에서 14위로, 현대로템(11조8201억원)은 63위에서 37위로 각각 올라갔다. 이밖에 HD현대중공업(35조4204억원)은 10위로 한 계단 상승했고, HD한국조선해양(19조2502억원)은 25위에서 19위로 올랐다.

이는 연초부터 방산과 조선 업종의 주가가 크게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올해 초 대비 146%, 현대로템은 117% 각각 올랐다. 같은 기간 HD현대마린엔진(56%), 한국항공우주(50%) 등의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글로벌 주식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등하는 등 변동성 장세에도 이들 업종의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특히 방산과 조선주는 글로벌 군비 증강 기조 등의 수혜도 입었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이유로 방위비 확대 등 해군력 증강을 추진하고 있고, 유럽 주요 국가들도 안보 불확실성 대응 차원에서 군비 확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엔터 업종도 관세 피난처로 꼽힌다. 음원·공연·콘텐츠 등 미디어·엔터 업종 매출의 대부분은 관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특히 이들 종목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만 18조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운 와중에도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말 9.15%에서 이날 14.83%로, 같은 기간 애니메이션 기업인 SAMG엔터는 4.23%에서 14.08%로 각각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부과 필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

관세 유탄 맞은 車·반도체는 울상

반면 관세 직격탄을 맞은 업종은 시총 순위가 줄줄이 내려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일부터 자동차에 대한 25%의 품목 관세를 발효했다. 자동차 부품 관세는 오는 5월3일부터 발효된다. 이에 지난달 말 코스피 시총 7위이던 기아는 이날 9위까지 밀려났고,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의 순위도 13위에서 15위로 하락했다. 이 기간 현대차는 시총 5위를 지켰지만, 코스피 시총 비중은 2.03%에서 1.91%로 줄었다.

관세 부과의 불확실성에 사로잡힌 반도체 업종도 상황은 비슷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와 전자제품 공급망과 관련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총 1, 2위 자리를 지켰지만 비중이 크게 축소됐다. 삼성전자의 코스피 시총 비중은 지난달 말 16.83%에서 이날 15.98%로,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6.83%에서 6.21%로 각각 줄었다.

세계 각국의 관세 협상이 이어지면서 관세 정책 시행 초기의 충격은 일부 잦아든 상황이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 등 일부 관세를 완화하는 조치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전히 미중 무역갈등 등 관세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 관세 무풍지대 업종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미국 관세 정책이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시장은 본격적인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관세 협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 시장에서는 조선·방산·엔터 등 미국 관세 정책과 무관한 섹터가 주도주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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