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감독 “홍상수 영화 찍던 이혜영, 액션 고통에 날 원망했을 것”[EN:인터뷰②]


[뉴스엔 배효주 기자]
민규동 감독이 60대임에도 불구하고 온몸을 불사른 액션 열연을 한 이혜영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영화 '파과'를 연출한 민규동 감독은 4월 29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개봉을 앞둔 소감 등을 밝혔다.
30일 개봉하는 영화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제7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제43회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들의 연이은 초청을 받아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허스토리 ’, ‘내 아내의 모든 것’,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민규동 감독이 연출한 ‘파과’는 유례없는 캐릭터 설정과 매혹적인 서사로 한껏 기대를 모은다.
레전드 킬러 ‘조각’으로 분한 이혜영과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로 변신한 김성철은 섬세한 감정과 강렬한 액션을 완벽하게 표현해 내 스크린을 압도하고, 연우진과 김무열, 신시아 등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들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60대 이혜영은 여느 남자 배우도 어려워할 격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이에 대해 민규동 감독은 "이혜영 배우야말로 '이상한 판타지 세계의 전설적인 아우라를 내뿜는 존재'와 너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캐스팅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몸 쓰는 건 타고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해주었다. 스태프들마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자기 증명을 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이혜영도 '못 하겠다'며 포기하려 한 적 있었다고. 그때마다 민규동 감독은 '하셔야 합니다'라며 강제와 격려가 뒤섞인 응원을 보냈다.
민규동 감독은 "워낙 액션을 보는 관객들의 눈이 높고, 본인 스스로도 가짜 액션은 불만족스러워하셨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불안과 두려움에 벌벌 떠셨다. '나 못할 거 같다'며 대본 리딩도 못 하고 주저앉으실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공포의 에너지가 배우로서 좋은 자세라 생각했다. 가능성이 장착돼 있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갈비뼈가 부러지고, 손에 불이 붙기도 했다. 이혜영의 아찔했던 부상 당시를 회상한 민규동 감독은 "총기 액션을 하다 탄피가 벽에 튀었는데, 그게 가스총에 붙어서 손에서 불이 났다. 그런데도 금방 '괜찮다' 하시는 걸 보고 놀랐다"면서, "액션을 하다가 벽에 부딪혀서 갑자기 호흡을 못 하겠다고 하신 적도 있는데, '하셔야 합니다' 했다. 아마 그때 저를 향한 원망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보다 고통스러운 게 낫다고 생각해 그런 선택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런 노력들 때문일까, 이혜영의 마지막 액션을 찍고 나서는 오열하고 말았다고. 민규동 감독은 "제가 영화를 찍은 지 30년째인데 마지막 컷을 찍고는 눈물이 멈추지가 않았다. 아마 이 영화를 끝낼 수 없다고 생각했나 보다. 내가 구상한 세계와 이 배우가 만나,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해내고 새로 태어난 것 같았다"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혜영 배우가 홍상수 감독님 영화를 최근에 찍었는데, 자유롭고 즉흥적인 연기를 하시다가 표준계약서가 있는 타이트한 액션을 해내야 하는 무시무시한 조건을 이해 못 하시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저는 책임지고 끌고 가야 했다. 배우는 멱살이 잡혀서 저에게 끌려온 거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고, 감독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도 하셨다. 하지만 전 이렇게까지 무언가를 사랑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30일 개봉.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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