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시그니엘 `주세` 900만원에 살아 볼까" 단기임대가 뜬다

이윤희 2025. 4. 29. 15:2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 단위' 계약 매년 큰폭 성장
작년 840억 거래… 4년만 140배
전 · 월세 비해 임대 수익 높아
임대차보호법은 적용안돼 부담
[연합뉴스]

#30대 회사원 김유영(가명) 씨는 최근 서울 시내 오피스텔을 실거주용으로 매입했다. 기존 오피스텔 세입자의 계약기간이 3~4개월 가량 남은 상황에서 살고 있던 집에서는 나와야 했던 김 씨는 호텔과 친구 집 등의 선택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그는 부동산 중개 앱에서 단기 임대 집을 찾았다.

#경기도에 사는 40대 딩크족인 이진주(가명) 씨 부부는 최근 서울 북촌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한번쯤 한옥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현실적인 문제들로 쉽사리 이사를 결정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들은 단기 임대 플랫폼을 통해 한달만 한옥살이를 체험해보기로 했다. 예상과는 달리 맨몸으로 들어가 생활을 하는 데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잘 꾸며져 있었다

최근 최소 '주 단위'로 계약하는 주택 단기임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관련 시장은 매년 큰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29일 부동산 단기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만 거래액 840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년인 2023년(260억원)에 비해 3배 이상이 급증했다. 2021년 6억원에 불과했던 거래액은 2022년 50억원으로, 또 그 다음해 260억원 등 매년 높은 비율로 증가했다. 단 4년 만에 단기임대 플랫폼 거래액은 140배 늘어난 것이다.

계약 건수 또한 크게 증가했다. 2022년 5000건이었던 계약 건수는 2023년 2만건에 이어 2024년에는 7만건을 기록했다. 2023년 1만5000건이었던 신규 방 등록 수 역시 1년 만인 3만300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단기임대 누적 매물수도 2021년 1260건에서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기도 하다.

2020년 문을 연 다른 단기임대 플랫폼 리브애니웨어 역시 지난해 누적 앱 다운로드 200만건을 돌파했다. 2022년 100만건을 달성한지 2년 만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2177개 이상 지역의 숙소를 중개하고 있다.

이사와 장기 출장, 여행, 인테리어 공사 등을 이유로 숙박업소가 아닌 집을 선택하는 단기임대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재택근무의 보편화로 디지털 노마드나 한달살기 트렌드가 확산된 것도 단기 임대 수요를 키웠다.

단기임대의 가장 큰 장점은 계약 기간의 유연함이다. 통상 2년을 기준으로 전세나 월세 임대차 계약이 진행되지만 단기임대는 일주일 단위로도 계약이 가능하다. 실제로 리브애니웨어에 따르면 단기 임대 거래 이용 기간은 한 달(29박 30일)이 전체 거래 중 20.3%로 가장 많았고, 일주일(6박 7일)이 14.2%로 뒤를 이었다.

단기임대를 통해 공실을 빠르게 해결하고 전·월세 대비 높은 임대 수익을 올리려는 임대인들 또한 늘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권역의 수십억원대 고가 아파트들까지 단기임대로 거래된다. 지난 28일 기준 삼삼엠투에 등록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시그니엘 전용 185㎡의 임대료(관리비 별도)는 1주에 900만원이다. 보증금은 33만원이다. 방 3개, 화장실 3개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이 필수 가전은 갖춰져있다.

현재 삼삼엠투에서 가장 비싼 임대료를 자랑하는 매물은 광안리 바다 조망이 가능한 부산 수영구 협진태양아파트 전용 165㎡로, 1주 임대료는 980만원이다. 방 4개, 화장실 2개에 가전 외에 가구나 생활도구도 완비됐다.

해당 평형은 지난 2021년 18억원에 거래됐다. 현재 매도 호가는 최고 20억원, 임대 호가는 보증금 1억에 월 200만원 수준이다. 단기임대를 통해 단 1주일 만에 한달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단기임대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엔 미국계 주거 임대기업 블루그라운드가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 아스티논현 24실에 대한 운영 계약을 맺고, 예약 접수와 서비스를 시작했다. 블루그라운드는 1개월 이상 중장기 체류자를 위해 '호텔보다는 싸고 집보다 편한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가구·가전 등을 모두 갖춘 '풀 퍼니시드(Full-furnished)' 주거시설을 운영한다. 현재 전 세계 48개 도시에서 1만5000여실을 운영 중이다.

다만 단기임대 계약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고 임대차 계약 신고 대상도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법적인 보호를 받기가 어렵다. 임차인은 상대적으로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면서도 사기 등 범죄 피해에 노출될 수 있고, 임대인은 공실이 생길 경우 금전적 손해가 발생할 수 있고 중개 플랫폼 수수료 등의 부담과 잦은 임차인 변경으로 인한 문제도 감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의 신축 하이엔드 오피스텔 등은 소형의 가격이 수십억에 달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존 전월세 수준으로는 수익을 낼 수가 없어 단기임대 운영업체나 플랫폼 등을 찾는 것 같다"면서 "아직 제도권 밖이라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용시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