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사건 3년 後 : 폭탄은 아직도 차고 넘친다 [분석+]
전세사기피해특별법 연장 당위론
2+2년 후 세입자까지 보호 필요
특별법 연장 없이 피해 인정 어려워
지원 근거 없으면 지원도 불가능
매달 수백건 인정되는 전세사기
전세사기범 형량마저도 반토막
전세사기피해지원특별법이 '2년 연장'의 갈림길에 서 있다. 국회 본회의 통과만 남았지만, 한편에선 '연장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며 반론을 편다. 전세사기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판단에서다. 과연 그럴까. 전세사기는 이제 걱정할 필요 없는 '단순한 문제'가 됐을까. 그렇지 않다.
![전세사기피해지원특별법이 2년 연장안으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사진 | 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29/thescoop1/20250429141254007qlwu.jpg)
'전세사기'란 단어가 등장한 지 3년이 흘렀다. 그간 피해자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는 마련됐다. 2023년 2년짜리 전세사기피해지원특별법(이하 특별법)을 제정하면서다. 문제는 올해 5월 31일로 특별법의 수명이 끝난다는 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특별법의 유효기한을 최소 1년에서 최장 4년까지 더 늘리는 개정안을 여러개 발의했고, 지난 16일 유효기간을 2년 늘린 개정안이 국토위 소위를 통과했다. 본회의의 문턱을 넘으면 특별법은 2년의 수명을 더 얻는다. 완전한 안전망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국회를 통과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 특별법 필요한 이유➊ 심각한 여진 = 2020년 7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임차인에겐 '계약갱신청구권'이 생겼다. 임차계약을 한번 더 할 수 있는 권리로 전세 계약이 2년이었다면 2년 계약을 추가로 할 수 있게 된 거다. 쉽게 말해, 같은 집에서 최대 4년까지 사는 게 가능해졌다.
공교롭게도 이 개정안은 전세사기 피해에게 영향을 미쳤다. 직장인 A씨가 2022년 전세계약을 체결했다고 가정하자. 계약갱신청구권(2+2년)을 활용해 2026년까지 전세계약을 연장했다. 그런데 2026년께 전세사기를 당했다는 걸 알아차리면 A씨로선 대책이 없다. 2025년 5월부로 전세사기특별법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특별법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이유다.
누군가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이제 많이 줄어들었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아니다. 전세사기피해 사건 접수는 여전히 매달 1000건이 넘는다. 실제로 인정된 사건도 수백건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 올해 1~3월 접수된 사건은 총 5157건, 그중 실제 피해사례로 인정된 건 2509건이었다. 월평균으로 따지면 1719건이 접수됐고 그중 836건이 피해사례로 인정됐다. 9개월 전인 2024년 7월과 비교했을 때 사건접수 건수(2132건)와 인정사례(1496건)가 각각 19.3%, 44.1% 감소했다고 하더라도 전세사기 의 여진餘震이 여전하단 방증이다.
■ 특별법 필요한 이유➋ 뿌리뽑지 못한 문제들 = 특별법을 연장해야 하는 또다른 이유는 전세사기를 완전히 근절하지 못했다는 거다. 전세사기를 벌인 이들 중 제대로 처벌 받은 집주인도 거의 없다. 가령, 2024년 인천에서 148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였던 집주인은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선 7년으로 감형받았다.
하지만 그 임차인들은 아직까지 보증금을 돌려받지도 못했다. 정부의 대응책도 아직 불완전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특별법을 근거로 전세사기에 얽힌 주택을 사들여 해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금까지 1700여호를 매입해 달라는 요청이 접수됐고, 그중 180여호를 LH가 매입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특별법을 연장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자료 | 국토교통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29/thescoop1/20250429141255449hhoe.jpg)
'주인 없는 집'의 개보수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특별법을 근거로 '주인 없는 집'의 수리를 지원 받을 수 있다. 이 역시 특별법을 연장하지 않으면 이내 사라진다.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시설이 갈수록 훼손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다. 예컨대, 집주인이 개입하지 않아 공동설비가 낡고 외장재가 떨어진 주택이 숱하다. 계단·엘리베이터 등 위험해진 시설도 적지 않다.[※참고: 전세사기피해주택의 수리비를 지원해주는 건 일부 지자체에서만 시행 중이다.]
그렇다고 세입자가 집을 수리할 순 없다. 안전문제로 수리를 했다손 치더라도 나중에 '돌려받지 못할' 위험성이 있다. '주인 없는 집'이 임차인의 안전 문제와 이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특별법의 연장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더구나 '낡고 위험한 전세집'은 임차인이 계약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경기도 일대에서 원룸을 찾고 있는 20대 청년은 "전세 매물 중에 주인이 한명인 오피스텔이 너무 많다"면서 "전세사기를 예방하는 안전장치가 만들어졌다곤 하지만 전세계약을 체결하면 큰일 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털어놨다.
공공임대주택의 공고를 기다리는 또다른 청년 역시 "전세에서 살고 싶어도 낡고 위험해 보이는 집밖에 없으면 누가 선택하겠나"라고 꼬집었다.

![[사진 | 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29/thescoop1/20250429141258174tqva.jpg)
다행히 특별법은 연장될 확률이 높다. 다만, 특별법을 제외한 법과 제도 역시 정비해야 할 게 아직 많다. 특별법 개정안 중 하나를 발의했던 문진석 의원실(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애초에 보완입법을 약속했던 법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하는 부분들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법이 세상에 나온 후 2년간 전세사기의 피해 형태는 계속해서 달라졌다. 그 때문에 전세사기피해자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어쩌면 특별법의 연장 논의는 부가가치가 없을지 모른다. 이제 특별법 이상의 제도가 필요하다. 그래야 '전세사기 피해자'의 온전한 구제가 가능하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최아름 더스쿠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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