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공사 감리 입찰도 짬짜미… 20개 건축사무소 '과징금 237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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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신축 공사를 포함한 공공분야 건설 감리 용역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예정자를 짜맞추고 들러리 업체를 세우며 조직적 담합을 벌인 20개 건축사사무소가 200억 원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조사 결과, 20개 건축사사무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조달청이 전국 각지 공공주택이나 정부청사·국립병원 등 공공건물 건설을 위해 발주한 감리 용역 입찰에 참가하면서 사전에 정한 낙찰예정자 외 사업자는 경쟁에 나서지 않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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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 예정자 사전 합의에 들러리 조직
검찰 고발로 17개 사업자 형사재판 중

경찰서 신축 공사를 포함한 공공분야 건설 감리 용역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예정자를 짜맞추고 들러리 업체를 세우며 조직적 담합을 벌인 20개 건축사사무소가 200억 원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일부 사업자와 임직원은 이미 검찰에 고발돼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사업자의 공정거래법상 물량·입찰담합 행위와 관련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총 236억9,700만 원을 부과하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이 모의한 건설 감리 용역은 발주자를 대신해 설계대로 시공되는지를 검토, 확인하는 일이었다.
이번에 제재받은 주요 건축사사무소별 과징금 규모를 보면 △무영씨엠 33억5,800만 원 △건원 엔지니어링 32억5,400만 원 △토문 엔지니어링 31억3,300만 원 △목양(현 디엠이엔지) 30억3,500만 원 △케이디 엔지니어링 23억7,400만 원 순이다. 행림, 신성, 선 엔지니어링, 아이티엠, 동일건축 등도 1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조사 결과, 20개 건축사사무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조달청이 전국 각지 공공주택이나 정부청사·국립병원 등 공공건물 건설을 위해 발주한 감리 용역 입찰에 참가하면서 사전에 정한 낙찰예정자 외 사업자는 경쟁에 나서지 않기로 합의했다. 유찰을 고려해 입찰 전 들러리도 섭외했다. 과도한 경쟁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게 공정위 시각이다.
이들의 짬짜미는 2019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총 92차례 입찰에서 이뤄졌는데, 나눠가진 계약 물량 금액은 총 5,567억 원에 달한다. 이 중에는 2023년 4월 시공 중 지하 주차장이 붕괴한 인천 검단 신도시 LH 아파트도 포함됐다. 철근 누락, 부실 설계 등이 붕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담합으로 선정된 감리업체가 제 역할을 못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2020년 5월 LH가 124개 공구의 건설 감리 용역 입찰 계획을 발표하자 케이디, 토문, 건원, 무영씨엠, 목양 등 주요 5개 사업자는 경기 성남시 소재 식당에 모여 그중 예정금액이 큰 50개를 총액이 같도록 5개 목록으로 쪼개 각사가 나눠갖기로 모의했다. 이들은 각사를 해당 목록에 있는 입찰 건의 낙찰예정자로 정한 뒤 그 합의 내용을 각자 컨소시엄을 구성할 아이티엠, 신성, 동일, 희림, 해마 등 5개사와 공유해 함께 실행했다.
LH 사업에서 짬짜미가 통하자, 조달청 발주 공공시설 공사 감리 입찰까지 발을 넓혔다. 조달청 입찰이 공고되면 토문, 무영씨엠, 선은 각각 구성한 컨소시엄 대표자가 협의해 참가할 곳을 결정했다. 그 결과 2022년 1월부터 1년간 조달청이 발주한 15건 입찰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고, 그중 9건에서 들러리를 세우는 방식의 비슷한 담합이 이뤄졌다. 국립소방병원, 인천남동경찰서, 서울구로경찰서 등 공사 감리가 포함됐다.
공정위는 지난해 7월 검찰의 요청에 따라 17개 사업자와 소속 임직원 17명을 고발한 바 있다. 문재호 카르텔조사국장은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공공 건설 감리 분야에서 수년에 걸쳐 조직적으로 진행된 광범위한 입찰 담합으로 국가 재정에 피해를 줬다"며 "엄중 제재해 담합이 재발되지 않도록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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