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와 함께 찾아오는 화상 사고 위험, 예방이 가장 중요

아이가 첫걸음마를 시작하는 순간은 부모에게 매우 감동적인 순간이다. 하지만 걸음마의 시작은 부모에게 또 다른 주의할 점이 늘어는 의미이기도 하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가 걸어 다니다가 넘어지거나 물건을 잘못 잡아서 떨어뜨리면서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화상(火傷)이다. 화상은 극심한 고통은 물론이고, 그 정도에 따라 평생 흉터로 남을 수도 있기 때문에 더더욱 부모의 주의가 필요하다.
걸음마를 시작하는 1~3세 소아기에는 화상사고 노출 위험이 매우 크다. 한창 호기심이 왕성할 시기인데다, 어떤 것이 위험한지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잠깐의 부주의가 화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어린이 안전사고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걸음마기(1~3세) 화상 사고는 337건으로 2021년 221건에 비해 1.5배 가량 늘었다.
걸음마기 화상 사고는 전기밥솥에서 발생하는 증기에 데이는 사고가 대표적이었으며, 고데기, 정수기, 가습기 등으로 인한 사고도 자주 발생한다. 전기 콘센트에 젓가락을 넣는 등으로 인한 전기 화상, 빙초산에 의한 화학 화상, 전기장판의 장시간 이용에 따른 저온 화상도 간간이 발생한다.
소아에게 가장 치명적인 화상은 뜨거운 물 등을 쏟아 생기는 '열탕 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1~3세 소아는 체구가 작기 때문에 같은 양의 뜨거운 물질을 쏟더라도 전신에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아 열탕 화상 환자는 보통 관절을 포함해 배 전체나 사타구니와 허벅지로 이어지는 넓은 부위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매일 소독이 필요하지만 환아에 따라 치료가 매우 까다로울 수 있다.
화상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무엇보다 부모 등 보호자의 응급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흐르는 물에 화상 부위를 노출시켜 통증을 줄이고, 피부 온도를 낮춰서 부종과 염증 반응을 줄일 수 있다. 그 후 살균 붕대 등 깨끗한 천을 이용해 화상부위를 감싼 후 빠르게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아이의 통증 호소가 심할 경우 시럽형 진통해열제를 먹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감자나 된장 등을 화상 부위에 바르거나 소주로 세척하는 등의 민간요법은 금물이다. 화상으로 손상된 피부조직에 오히려 감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알코올 등이 상처를 자극해 통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빠르게 피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얼음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피부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상처 회복을 늦추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화상부위가 클 경우 연고나 로션을 바르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박종학 고대안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연고나 로션은 의료진이 육안으로 화상의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게 하고, 연고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환아가 통증을 느낄 수 있다"며 "화상 부위가 넓고 바로 응급실로 오는 경우라면 가볍게 흐르는 물에 세척하고 진료를 보는 게 더 좋다"고 설명했다.
화상 부위에 물집이 생겼을 경우에 이를 터트리는 경우가 있는데, 전문의의 진료 없이 물집을 제거하면 2차 감염의 위험성을 높이고 회복도 늦출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박 교수는 "소아 화상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1~3세의 어린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전기압력밥솥이나 전기 주전자와 같은 위험한 물건을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는 등, 가족 모두가 소아 화상 예방에 관심을 갖고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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