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함지산 산불에 피해 입은 대구시민에 소금 뿌리는 악플 어쩌나
산불 피해 지역 주민 “위로를 해달라는 건 아니지만 연관없는 내용으로 비방하는 건 불쾌”

대구시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되며 진화 활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산불 관련 인터넷 게시물에 일부 누리꾼들이 정치 및 지역비하와 연관지어 악의성 댓글(악플)을 달아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또다른 상처를 주고 있다.
지난 28일 대구 함지산에서 산불이 발생하며 유튜브, 인터넷 뉴스 등 산불 관련 영상·뉴스 게시물이 인터넷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종편 뉴스채널 산불 상황 유튜브 생중계 방송은 동시 접속자가 최고 10만 명에 이르는 등 누리꾼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생중계 영상 댓글창은 산불과 관계 없는 지역비하·정치와 연관시켜 대구시와 대구시민들을 조롱·비하하는 내용들이 가득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대구 활활 타노", "보수의 심장, 극우 성지의 최후", "여수 밤바다, 대구 불바다" 등의 조롱성 댓글로 채팅창을 도배했다.
유튜브 댓글 뿐만 아니라 뉴스 게시물에도 누리꾼들은 "2찍 성지 꼴 좋다", "TK 수준 ㄷㄷ" 는 댓글을 달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또한 대구를 정치적 이유로 비방하는 댓글은 본 지역의 누리꾼들은 "여기서 대구 욕하는 놈들 다 전라도 빨갱이", "전라도에 불이 났어야 하는데" 라는 등의 댓글로 맞수를 놓으며 댓글창은 동서 지역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산불 피해 지역 주민인 안중관(54)씨는 "이렇게 큰 재난에도 연관도 없는 내용으로 비방한다는 게 참 대한민국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위로를 바라진 않았지만 참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대구 시민 박진혁(32)씨는 "정치적 갈등이 심하는 요즘같은 상황에 선을 넘는 댓글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인터넷 뒤에 숨어 악의적인 댓글을 쓰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 조차 가치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김성해 대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개인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시대가 됐지만 이로 인해 상대를 향한 무분별한 조롱·비하 역시 팽배한 시대가 됐다"며 "네티즌들은 미디어 특성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윤리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k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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