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영조의 뜻 아로새겨진 병풍, 보물 된다

이정아 2025. 4. 2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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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로 지정 예고된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 [국가유산청]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조선 영조 대에 궁중에서 열린 행사를 기록한 8폭 병풍이 보물로 지정된다.

국가유산청은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 등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9일 밝혔다.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에는 1747년(영조 23년) 숙종의 비인 인원왕후 김씨의 회갑을 맞아 경복궁 옛터에서 열린 비정기 과거 시험(庭試·정시)과 영조가 지은 시, 이에 신하 50명이 화답한 시가 담겼다.

총 8폭으로 구성된 병풍의 제1폭에는 근정전 정시의 장면이 그려졌는데, 영조가 햇볕 가리개 밑에 직접 자리했음을 나타내는 어좌 등이 표현됐다. 제2폭에는 영조의 지은 시가, 제3~8폭에는 좌의정 조현명 등의 신하들이 함께 지은 시가 쓰였다.

이 병풍은 궁중 행사를 표현한 병풍 중 비교적 이른 시기에 제작됐다. 화면에는 광화문, 근정전, 경회루 등이 상세히 묘사돼 있는데 이는 경복궁 옛터를 중시했던 영조의 기조가 반영된 결과다. 시를 쓴 신하들은 영조가 추진했던 탕평책의 핵심 인물들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이 작품은 단순히 왕실 행사의 기록 그림을 넘어 영조의 정치 철학과 국가 운영 방식을 시각적으로 담아낸 자료라고 평가된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자치통감 권81~85’. [국가유산청]

이날 보물로 함께 지정 예고된 영남대학교중앙도서관 소장 ‘자치통감 권81~85’는 1434년(세종 16년)에 편찬에 착수해 2년 만에 만들어진 294권 가운데 5권 1책이다. 금속활자인 ‘초주갑인자’로 찍혔다. 자치통감은 중국 북송의 사마광이 편찬한 중국 역사서로, 현재까지 완질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사 판본이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등 여러 곳에 소장돼 있지만 전해지는 내용과 수량이 많지 않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 목판’. [국가유산청]

경북 청도군 운문사가 소장한 목판 4건도 보물 지정 예고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중 제작 시기가 가장 빠른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 목판’은 1515년(중종 10년) 만들어진 목판으로 고려 후기 승려인 죽암이 편찬한 불교 의식집이다.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목판은 1588년(선조 21년) ‘원각경’에 해설을 더한 ‘원각경약소’를 토대로 만든 목판이다. 부처와 12보살이 주고받은 문답을 통해 대승불교의 사상과 수행 절차를 설명한 경전이다.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 목판은 1588년(선조 21년)에 조성된 목판으로 고려 승려 지눌이 당나라 승려 종밀의 가르침을 담은 ‘법집별행록별요’에 자신의 사견인 ‘사기’를 붙여 저술한 불교 책이다. 같은 해에 만들어진 ‘치문경훈’ 목판은 송나라 승려 택현이 저술한 ‘치문보훈’을 원나라 승려 지현, 명나라 승려 여근 등이 증보한 불서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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