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이민자 머그샷 전시… 트럼프, 국경 단속 성과 띄우기

이은영 기자 2025. 4. 29. 10:2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취임 100일 평가 앞두고 성과 강조
이민 관련 행정명령 2건 서명 예정

지난 28일(현지시각) 미 백악관 잔디밭에는 강력 범죄 혐의를 받는 이민자들의 머그샷이 세워졌다. 언론 보도 사진과 TV 방송 화면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도록 배치한 것이다. 검은색 배경을 한 이들의 얼굴 사진 위에는 ‘체포됨(Arrested)’라는 글자가, 아래엔 각자의 혐의가 빨간색 배경으로 적혔다.

머그샷을 배경으로 선 톰 호먼 백악관 국경 고문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는) 국경 단속 분야에서 전례 없는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전속력으로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불법 이민자 범죄자의 머그샷이 백악관 잔디밭에 세워졌다. /AFP연합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취임 100일을 맞아 백악관이 국경 단속 성과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대적으로 강점으로 평가되는 이슈인 이민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악화하는 여론을 상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가 급감한 것을 조기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가로 이민 관련 행정명령 2건에 서명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주 및 연방 기관이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 목록을 공개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민 문제는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유리한 분야로 나타났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작전을 시작하는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약 13만9000명이 추방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비교하면 일부 시기에는 추방 건수가 오히려 감소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국경을 넘어오는 인원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0일 취임 100일 맞아 미시간주 매콤 카운티에서 대규모 유세를 열 계획이다. 매콤 카운티는 디트로이트 북쪽에 위치한 미국 자동차 산업의 핵심 지역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2일에는 앨라배마대 졸업식에서 축사를 할 예정이며, 주요 언론 인터뷰도 연달아 예정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ABC 뉴스와 백악관 집무실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비판적인 논조를 보여 온 애틀랜틱(The Atlantic)지 기자들과도 대담을 가졌다.

3월 16일 미국에서 추방된 베네수엘라 갱단원이 엘살바도르에 도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통령들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 때부터 100일 성과를 평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는 100일 평가에 회의적이었으나, 이번에는 초기 성과를 강조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민 여론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AP-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바른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보기보다는 ‘잘못된 방향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도 절반만이 그가 ‘대체로 올바른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4분의 1은 “옳고 그름이 반반”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10%는 “잘못된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 지지율도 지난 1월 대비 약 10%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이민 정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행정 권한을 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는 ‘송환 비행기를 돌려야 한다’는 법원 명령에도 수백명의 베네수엘라 갱단원들을 엘살바도르 교도소로 보냈으며, 실수로 추방된 자의 송환을 대법원이 명령했지만 이행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대규모 강제 추방 작전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백악관은 불법체류자들의 ‘자발적 출국’을 유도하기 위해 벌금 부과 강화, 항공료 및 귀국 지원금 제공 등 다양한 유인책을 추진 중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