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면 산모 '뇌 손상·사망'까지…고혈압·단백뇨 있으면 '이 병' 의심

박정렬 기자 2025. 4. 2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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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임신에 '임신중독증' 경고등
혈압 상승, 거품뇨, 두통 등 증상
아스피린 '예방적 투여' 도움 돼


2024년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35세 이상 산모 비중은 36%를 넘어 고령 산모의 건강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고령 산모가 유의해야 할 질환 중 임신중독증이 있다. 임신중독증은 전자간증·자간전증을 다르게 부르는 말로 임신 20주 이후에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면서 신장 손상을 비롯한 다양한 장기 손상이 동반되는 질환을 말한다.

조금준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고령에 임신하면 여러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임신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임신중독증 환자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진단과 추적관찰, 신속한 치료와 분만 후에도 장기적인 건강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두통, 시각장애 등 나타나
임신중독증의 증상은 혈압 상승, 거품뇨, 두통, 상복부 통증, 시력장애 등이 있다. 임신중독증으로 체액이 몸에 남아 부기가 심해지며, 체중이 1주일에 1㎏ 이상 급격히 증가하는 경우 임신중독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 시 진료 때마다 몸무게를 측정하는 것도 임신 중독증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다.
임신중독증을 진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고혈압과 단백뇨다. 임신 전에 고혈압이 없던 산모가 임신 20주 이후 새로 고혈압이 생긴 것과 더불어 신장 손상의 지표인 단백뇨가 동반되면 임신중독증으로 진단된다. 대부분의 임신중독증에서 단백뇨가 동반되지만, 단백뇨가 동반되지 않더라도 △수축기 혈압이 160㎜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110㎜Hg를 넘거나 △혈소판 감소증 △간 효소 수치의 심한 증가 △ 다른 원인 없이 심한 윗배 또는 명치의 통증이 있거나 △폐부종이 있는 경우 △신장 수치의 증가 △진통제가 듣지 않는 새로운 두통이 생기는 경우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 등이 있어도 중증 임신중독증으로 진단된다. 이 경우 응급상황이므로 신속히 치료받아야 한다.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임신중독증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태아에 대한 산모의 면역반응이 한 가지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증상이 다양하고 병에 대한 인식이 저조해 간과하는 경우도 있다. 조금준 교수는 "임신중독증 초기에는 환자가 느끼는 증상에서는 특이점이 없을 수 있지만 중증으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태아와 산모가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현재 증상이 없더라도 언제라도 급격히 진행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이 권유한다면 반드시 입원 치료해야 한다"고 권했다.

임신중독증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위중한 합병증은 자간증, 즉 경련이다. 경련이 발생하면 산모가 사망까지 이를 수 있고, 영구적인 뇌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경련은 분만 전에도 나타나지만 분만 중이나 분만 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조 교수는 "경련이 시작되기 전에 심한 두통, 시야 흐림, 눈부심, 의식 혼미 등의 증상이 먼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련 다음으로 위중한 합병증은 'HELLP증후군'으로 이 역시 산모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HELLP증후군은 적혈구가 파괴되어 헤모글로빈이 혈장으로 방출되는 용혈, 간 효소 수치 증가, 혈소판이 감소하는 상태를 뜻한다. 전체 임신중독증 환자의 15%에서 고혈압과 단백뇨 없이 HELLP증후군부터 비특이적으로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ELLP증후군이 나타나는 산모의 90%에서 우측 상복부 통증, 전신 피로감 증상을 호소한다.

조금준 교수는 "중증 임신중독증은 폐부종, 심근 경색, 뇌출혈, 혈액 응고 이상, 급성 호흡장애 증후군, 신기능 장애 등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며 "임신 이전부터 해당 장기에 이미 질병이 있었던 경우 더 발생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태아 성장지연 위험
모든 임신중독증 환자의 태아에서 성장 지연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태아의 증상으로 주로 나타나는 임신 중독증도 있다. 태반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고, 태반이 괴사돼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이 줄면서 태아의 성장이 저하되는 것. 태아의 상태가 나빠지면 태아의 소변량이 줄어든다. 양수는 태아의 소변이기 때문에 양수양도 감소하게 된다. 자궁에서 태반으로 혈액을 보내는 나선동맥이 파열되면서 태반조기박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임신중독증은 태반에 의한 질환이므로 임신중독증을 치료하는 가장 원칙적인 방법은 분만이다. 하지만 주수가 이른 상황에서 태아의 장기 성숙이 이루어지기 전에 무조건 빨리 분만할 수는 없다. 조 교수는 "임신주수를 늘리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라면서도 "임신부의 위중도와 이른 출산에 따른 태아의 위험 사이의 균형을 맞추어 최종분만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전 임신에서 임신중독증이 있었거나 다태아 임신인 경우, 임신 전부터 고혈압, 당뇨, 신장 질환, 자가면역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임신중독증 고위험군에 속한다. 위 위험인자들이 있는 산모라면 초기부터 세심한 주의와 산과 전문의와의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

또 초산이거나, 산모의 나이가 35세 이상 이거나 임신 전부터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일 경우,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이전에 저체중아를 분만한 경력이 있으면 '중등 위험군'으로 보며 이 경우 일반 산모보다 임신중독증 발병 소지가 높다. 조금준 교수는 "최근에는 많은 산모가 '35세 이상의 초산모'이기 때문에 임신중독증의 위험도가 있는 상태"라고 병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


고위험인자 1개 이상 또는 중등 위험인자 2개 이상을 갖는 임신중독증 고위험 임신부는 임신 12~28주 사이에 저용량 아스피린 투여를 시작해 임신 동안 지속하면 임신중독증의 발병이 줄거나, 발병하더라도 이로 인한 여러 손상 및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위의 위험인자를 가진 산모라면 산과 전문의와 상의해 예방적인 아스피린 투여에 대해 상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금준 교수는 "분만 후에는 혈압이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임신중독증이 발생했던 산모는 분만 이후 수년간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분만 후에도 지속적인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혈압, 심근 경색, 울혈성 심부전,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등의 발병 위험도가 높아지게 되는데, 중증의 임신중독증 증상을 앓았다면 위험도가 더 올라간다"며 "분만 후에도 지속해서 건강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운동, 금연하며 심혈관계 질환에 대해 추적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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