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8년 전 열린 과거 시험…궁중 행사 담은 8폭 병풍, 보물 된다
영조가 내린 시에 신하들 화답도…"정치 철학 등 시각적 표현"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29/yonhap/20250429090053366wlkt.jpg)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조선 영조(재위 1724∼1776) 시대 궁중에서 열린 행사를 기록한 8폭 병풍이 보물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을 포함해 총 6건을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29일 예고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소장한 이 병풍은 일종의 기록 자료다.
1747년 숙종(재위 1674∼1720)의 계비인 인원왕후의 회갑을 맞아 존호를 올린 것을 축원하고 기념하고자 경복궁 옛터에서 시행된 정시(庭試)의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 부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29/yonhap/20250429090053591qnwa.jpg)
정시는 국가에 경축할 일이 있을 때 비정기적으로 시행된 과거 시험을 뜻한다.
영조가 직접 지은 어제시(御製詩)에 50명의 신하가 화답한 연구시(聯句詩·여러 명이 운자를 공유하며 함께 짓는 시)도 남아 있어 함께 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영조실록', '승정원일기' 내용과 일치하는 작품"이라며 "궁중 행사를 표현한 병풍 중 이른 시기의 유물이자 제작 시기가 명확해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8폭 병풍을 모두 펼치면 가로 길이가 5m를 훌쩍 넘는다.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29/yonhap/20250429090053780mkwm.jpg)
제1폭에는 당시 근정전에서 열린 정시 모습이 그려져 있다. 윗부분에는 백악산이, 중앙에는 왕이 앉는 어좌(御座)가 있고 하단에서는 경복궁의 금천교인 영제교를 볼 수 있다.
이어진 2폭에는 영조가 내린 시가 있으며, 3∼8폭에는 신하들의 시가 남아 있다.
"창업하고 중흥시킴은 오랜 세대의 법이요, 용이 웅크리고 범이 걸터앉은 한양성이라" (제2폭에 담긴 영조의 어제시)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은 연구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가유산청은 "왕실 행사를 기록한 그림을 넘어 영조의 정치 철학과 국가 운영 방식을 시각적으로 담아낸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경복궁 근정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29/yonhap/20250429090054099dpit.jpg)
국가유산청은 '자치통감'(資治通鑑) 일부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자치통감은 기원전 403년 주나라 위열왕 때부터 송나라 건국 직전까지 약 1362년의 역사를 다룬 책으로, 동아시아 역사서 가운데 '모범적인 책'으로 꼽힌다.
자치통감은 여러 판본이 전해지는데 이 가운데 영남대 중앙도서관이 소장한 것이 보물이 된다. 이 판본은 1434년 편찬에 착수해 1436년에 펴낸 294권 가운데 권81∼85에 해당하는 것으로, 초주갑인자로 간행된 금속활자본이다.
유사한 판본이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등 여러 곳에 소장돼 있다.
!['자치통감 권81∼85' 중 일부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29/yonhap/20250429090054335iekp.jpg)
경북 청도 운문사가 소장한 조선시대 목판 4건도 함께 보물에 오를 예정이다.
운문사의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 목판',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목판' 등은 2016년 불교문화유산연구소와 함께 조사한 목판으로 제작 시기, 희소성 등을 고려해 지정 예고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전래하는 같은 종의 목판 중 시기가 가장 앞서고, 완질판의 목판"이라며 "목판으로 인출한 책도 함께 전해 원천 자료로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 등의 보물 지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청도 운문사 소장 목판 위에서부터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 목판,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목판,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 목판, 치문경훈 목판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29/yonhap/20250429090054508ywvl.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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