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마무리일 줄 알았는데..강점 잃은 윌리엄스, 양키스-밀워키 모두 패자 되나[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양키스가 결국 마무리 투수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지난 겨울 단행된 빅딜은 모두가 패자인 것일까.
뉴욕 양키스는 4월 28일(한국시간)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MLB.com에 따르면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은 데빈 윌리엄스 대신 루크 위버를 당분간 마무리투수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최악의 부진을 선보이고 있는 윌리엄스에게 더는 뒷문을 맡길 수 없다는 특단의 조치다.
윌리엄스는 올시즌 10경기에 등판해 8이닝을 투구했고 2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11.25를 기록했다. 블론세이브는 하나 뿐이었지만 평균자책점이 하늘 끝까지 닿을 듯 높다. 1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투수에게 뒷문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 결국 양키스는 12경기 무실점의 놀라운 초반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위버에게 뒷문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시즌이 개막할 때까지만 해도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윌리엄스는 현역 최고의 불펜투수 중 하나로 양키스가 오프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였다. 밀워키 브루어스에 선발투수 네스터 코르테스와 내야수 케일럽 더빈을 내주고 영입했다. 클레이 홈즈(NYM)가 FA가 돼 팀을 떠난 불펜 공백을 더 확실하게 채우겠다는 의도였다.
윌리엄스는 그만한 투수였다. 1994년생으로 2019년 밀워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윌리엄스는 탄탄한 커리어를 쌓았다. 밀워키에서 6년간 기록한 성적은 241경기 235.2이닝, 27승 10패 60홀드 68세이브, 평균자책점 1.83. 그야말로 불펜의 든든한 벽이었다.
2019년 데뷔해 13경기 13.2이닝(ERA 3.95)을 투구한 윌리엄스는 2020년 단축시즌 루키시즌을 보냈고 22경기 27이닝, 4승 1패 9홀드, 평균자책점 0.33의 엄청난 피칭을 선보이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했다.
2021시즌에는 풀타임 셋업맨으로 58경기 54이닝, 8승 2패 2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했고 2022년에는 시즌 도중 조시 헤이더가 팀을 떠나며 마무리로 이동했고 65경기 60.2이닝, 6승 4패 26홀드 15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첫 풀타임 마무리 시즌이었던 2023년에는 61경기 58.2이닝, 8승 3패 36세이브, 평균자책점 1.53으로 성적을 더욱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22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14세이브(1블론), 평균자책점 1.25로 여전히 안정적이었다.
신인왕을 수상한 2020년과 풀타임 마무리 첫 시즌이던 2023년 두 차례 내셔널리그 최고 불펜투수 상인 트레버 호프만 상을 수상한 윌리엄스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현역 최고의 불펜투수였다. 스몰마켓 팀인 밀워키는 2025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윌리엄스를 트레이드 해 미래를 준비하기로 결정했고 양키스와 거래를 했다.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윌리엄스는 시범경기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5의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시즌 준비는 순조로워보였다. 하지만 시즌 첫 등판부터 친정 밀워키를 상대로 비록 세이브는 올렸지만 실점한 윌리엄스는 이후 계속 불안을 노출했다. 4월 등판한 9경기에서 무자책 경기가 6경기였지만 나머지 3경기는 모두 처참했다.
지난 10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에서 0.2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고 지난 20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도 1이닝 4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26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아웃카운트 없이 3실점으로 무너지며 결국 마무리 박탈을 당했다.
지난해 0.250, 통산 0.272인 인플레이타구 타율(BAbip)이 올해 0.429로 치솟았고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이 무려 0.462로 기대 피안타율(0.297)보다 월등히 높은 것을 보면 운이 따르지 않은 측면도 있다.
하지만 단순한 불운이 아니다. 하이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활용하는 투피치 투수인 윌리엄스는 포심 평균 구속이 지난해 시속 94.7마일에서 올해 93.7마일로 1마일 줄었다. 구속 뿐 아니라 포심의 커맨드가 흔들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 높은 코스로 향해야 할 포심은 밖으로 벗어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이 패스트볼 후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져 위아래로 타자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것이 핵심인 윌리엄스지만 하이볼이 아닌 그냥 '밖으로 벗어나는 볼'이 계속되자 타자들도 더는 체인지업에 속지 않게 됐다. 매 시즌 40%를 훌쩍 넘던 체인지업의 헛스윙 유도율은 올해는 겨우 22%에 불과하고 유인구의 컨택율은 지난해 43.8%(개인 통산 43.8%)에서 올해 무려 71.4%로 치솟았다. 공 2개의 위력이 모두 하락하자 시즌 전체의 헛스윙 유도율도 지난해 40%에서 올해는 24.1%로 뚝 떨어진 윌리엄스다.
윌리엄스는 원래 제구력이 좋은 투수도 아니다. 매시즌 리그 평균 이상으로 볼넷을 내주는 투수였고 커리어 하이인 2022-2023시즌에도 볼넷 허용은 리그 최하위권이었던 윌리엄스다. 공의 위력도 타자를 현혹시킬 투구 패턴도 잃었지만 나쁜 제구력만큼은 여전했던 윌리엄스의 성적이 최악으로 향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윌리엄스는 올해 피안타율이 0.343으로 높고 WHIP(이닝 당 출루허용)는 무려 2.38에 달한다.
양키스 입장에서 그나마 위안인 것은 밀워키로 보낸 핵심 선수인 코르테스도 팀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 첫 등판에서 친정 양키스를 상대로 1회말 '첫 3구 3피홈런'이라는 역대급 불명예 기록을 쓴 코르테스는 2경기 8이닝, 평균자책점 9.00의 성적을 남기고 지금은 팔꿈치 부상으로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태다.
뒷문 보강을 원했던 양키스와 로테이션 강화가 필요했던 밀워키는 핵심 자원을 맞바꿨다. 하지만 부족함을 채우기는 커녕 고민만 더 깊어진 양팀이다.(자료사진=데빈 윌리엄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감독이 흑인에게만 가혹해? 안일한 플레이 두고 ‘인종차별’ 논란까지 불거진 MLB[슬로우볼]
- 특급 기대주 ‘빅게임 피처’였는데..부상 후 끝없이 추락하는 앤더슨, 반전은 있을까[슬로우볼]
- 어뢰 배트도 무용지물..최악 부진 이어가는 ‘30세’ 코레아, 몰락의 시작일까[슬로우볼]
- ‘사이영상 에이스’와 나란히 섰었는데..부상 후 추락한 맥켄지, ML 자리도 잃나[슬로우볼]
- NLCS MVP의 굴욕? 2경기만에 끝난 로사리오의 ‘오타니 대타’ ML 생활..전화위복 될까[슬로우볼]
- ‘소토-스탠튼 없어도 OK’ 저지와 삼각편대 이룬 두 1루수, 양키스 고민도 끝?[슬로우볼]
- 전성기 끝난줄 알았는데..35세에 회춘? 초반 맹타 휘두르는 스프링어[슬로우볼]
- 초특급 기대주였는데..전성기 벌써 끝? 끝없이 추락하는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슬로우볼]
- 에이스 영입의 나비효과..보스턴서 새 기회 얻는 ‘RYU 전 파트너’ 그랜달[슬로우볼]
- 마스크 벗고 잠재력 폭발? 초반 저지와 나란히 선 ‘특급 기대주’ 소더스트롬[슬로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