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황도 모르는 법이 초래한 촌극[기자수첩]
기준조차 없어 테이블오더 제조사는 속수무책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맥주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던 A씨는 몇 해 전 테이블오더 제품을 써보고 한눈에 반했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직원 채용이 부담스러웠던 차에 테이블오더로 인건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한 발 앞서가기 위한 결정은 도리어 섣부른 판단이 됐다. 지난 1월 28일부터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서다. 개정안은 점자 블록, 이어폰 단자 등 장애인의 이용 편의성을 높인 배리어프리(Barrier-Free) 제품 도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문제는 시중의 테이블오더는 배리어프리 제품이 없다는 점이다.
배리어프리 제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으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한다. 키오스크는 검증 제품이 있지만 테이블오더는 전무(全無)하다. 테이블오더 제조업체도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개발조차 못하고 있다. 방법은 설치한 테이블오더를 제거하는 것뿐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모든 키오스크, 테이블오더 등 무인기기를 모두 배리어프리 제품으로 바꿔야 한다. 키오스크보다 크기가 작은 테이블오더에 점자 블록을 구현하려면 물리키보드 등 추가적 장치가 필요해 수수료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장애인 배려는 당연하지만 모든 제품을 바꾸는 건 지나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저임금 상승에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부담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자구책으로 테이블오더를 도입했는데 뒤따른 법이 다시 자영업자들을 범법의 굴레에 몰아넣고 있다. 테이블오더 시장은 지난 2017년에 태동하기 시작했다. 개정 장애인차별금지법은 2023년에 시행했고 올해 자영업자까지 확대 적용했다. 2년 동안 자영업자들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어디에 있었는지 묻고 싶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싱크홀 지뢰밭' 서울…송파·서초·노원 '최다'
- 싱크홀 주범 노후상수관, 교체 계획은 단 1.7%뿐
- [단독]내달부터 돼지고기·계란 ‘할당관세 0%’…삼겹살은 제외
- “억만장자처럼 쇼핑 끝”…테무, 中수입품에 145% 수입요금 부과
- 韓美 실무협의 본격화…쌀·소고기 압박 시작되나
- 美, 환율 의제 채택…절상 현실화되나
- “SK 유심, 교체하지 마세요”…극우 사이트서 퍼진 음모론
- "SKT유심 교체 오픈런 했는데 폐점한 곳"...분통 후기 속출
- 대기업은 다르네…임시공휴일 무산되자 “2일도 쉬세요”
- 홍진희, 무릎 통증→병원행…의사 "겉으로 봐도 외상 有" (같이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