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언어로 담아낸 뽕짝·아시아 대중음악
도시민 삶 위로한 트로트 재해석…매체예술 작품 14종 선봬
오아시스레코드 희귀 자료 등 연계 전시, 라이브 퍼포먼스도

한때 ‘촌스럽다’는 편견에 가려졌던 트로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대를 넘어 울림을 전하는 트로트는 알고 보면 도시민의 애환을 가장 진하게 풀어낸 음악이기도 하다. 이러한 트로트를 현대미술 언어로 풀어낸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개관 10주년 기념 전시로 마련된 ‘애호가 편지’가 오는 8월24일까지 ACC 복합전시 2관에서 열린다.
‘애호가 편지’는 1990년대 초 팬레터를 이르던 말이다. 전시는 도시 공간 속 늘 함께 했지만, 우리가 굳이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던 혹은 그간 소리를 내지 않은 것을 들춰본다는 데 의미를 갖는다.
전시는 ‘트로트와 도시 소리 풍경’, ‘경계를 넘나드는 아시아 뽕짝’ 두 개의 주제로 나뉘어 총 14종 작품이 관객들을 만난다.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캐나다 5개국 13팀 작가의 창·제작 작품 등을 선보인다.
전시장은 갖가지 소리와 화려한 시각 이미지들의 향연이다. 단순히 눈으로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귀기울여 듣고 나만의 음악을 만들어보는 데까지 나아간다.
아시아 각 지역 길거리 축제 속 이동형 사운드 시스템에서 영감받은 테크노 각설이의 ‘트랜스로컬 댄스 마차’ 작품은 한국의 트로트를 비롯해 태국의 모람, 베트남의 비나 하우스, 필리핀 부둣 등 아시아 음악을 재조합해보는 체험형 작품이다. 피아노와 기타, 드럼 등 악기의 선율과 리듬을 선택해 만든 결과물은 이메일을 통해 mp3 파일로 받아볼 수 있다.
레트로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맹꽁이 서당의 ‘변 천사 별곡’은 그 옛날 다방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놓았다. 주류 문화 이면에 자리한 트로트를 재해석한 곳에서 관람자는 시대별 청취 기계를 통해 새롭게 편곡된 트로트를 감상해본다.

이밖에도 기하학적 패턴과 리듬으로 트로트의 정서를 표현한 빠키의 키네틱 설치 작품, 선풍기에 손전등을 비추면 음파로 인해 다양한 소리가 나는 인터랙티브 사운드 작품 등 즐길거리가 즐비하다.

작품과 연계한 아카이브 전시도 함께 열린다.
‘오아시스레코드로 보는 트로트의 역사와 변천’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긴 역사를 지닌 음반사 오아시스레코드가 보유한 희귀 트로트 음반과 관련 자료를 선보인다. 주현미, 김연자 등 유명 트로트 가수들의 초창기 계약서와 1970년대 심의서도 함께 전시 중이다.
‘ACC 아카이브: 아시아의 대중음악 컬렉션’에선 ACC가 수집한 아시아 4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베트남)의 대중음악 중 트로트와 유사한 감성과 형식을 지닌 노래를 소개한다.
다음달 4-5일 전시가 열리는 복합전시 2관 중앙홀에서는 특별한 퍼포먼스도 열린다. 장터에서 장단을 치는 난장 각설이 오동팔과 무대에서 디제잉하는 테크노 각설이 싯시의 품바 무대가 펼쳐진다. 대북과 엿가위, 전자음악의 장단이 어우러지며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김상욱 전당장은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르가 된 트로트가 다양한 형식과 내용으로 관람객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것”이라며 “재해석된 트로트와 아시아 뽕짝을 다양한 장르의 전시로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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