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오늘 물량 소진…유심 없습니다” SKT 유심 교체 첫날 ‘대혼란’

안태호·정은솔 기자 2025. 4. 2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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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물량 태부족에 ‘오픈런’ 큰 불편
홈피 접속 최대 56만명·157시간 대기
“제대로 된 안내 메시지도 없어” 분통
가입자 2천500만명 1위 통신사 ‘허점’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해킹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광주 동구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 가입자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매장 입구에 유심 재고 소진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김애리 기자

“스마트폰에 개인 정보가 많아 유심을 빨리 교체하고 싶은데 재고가 없다고 하니 너무 답답하네요.”

가입자 2천500만명을 보유한 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의 해킹 사고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이 의심되는 유심(USIM) 무료 교체 첫 날인 28일 전국 대리점과 온라인 상에 신청자가 몰리며 ‘대혼란’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8시부터 광주 서구 풍암동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개장 전부터 대리점 입구에서부터 50여명 이상이 대기하는 ‘오픈런’ 현상이 연출됐다. 늦게 매장에 도착한 일부 가입자는 입간판에 ‘유심 재고 없음 12-15시 재입고’ 문구를 보고 발걸음을 돌렸다.

줄을 서 기다리던 김모(43·여)씨는 “10년 넘게 SKT를 써왔는데 장기 가입자라고 해봐야 요금을 몇 천원 할인해주는 정도다. 프로모션 문자는 그렇게 많이 보내면서 정작 유심 교체 같은 중요한 건 제대로 안내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그는 “알아서 바꾸라는 식의 상황도 황당한데, 아침부터 2시간째 기다리고 있는 것 자체가 정말 짜증난다”며 “스마트폰에는 은행 앱 등 금융 관련 정보가 많고 내 명의로 대출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하니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현장에서 유심 관련 내용을 설명하던 한 대리점 직원은 “지난주에 들어온 유심 재고가 모두 소진돼 언제 다시 입고될지, 정확한 입고 일정도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오는 손님들에게 예약 대기표만 드리고 돌려보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간 동구 산수동의 한 대리점 앞, 긴 줄은 없었지만 유심 교체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매장을 계속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했다.

문의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고령의 가입자로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 취약계층은 ‘재고 소진’ 공지에 속수무책이었다.

대리점장과 직원은 어르신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기 급급한 모습으로 제대로 된 응대가 힘들어 보였다.

최모(72)씨는 “유심 해킹이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는데 아들이 일단 가까운 대리점에 가보라고 해서 왔다”며 “직원한테 설명을 들었지만 본인 인증 등 나이 든 사람이 하기에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대리점 현장 외에도 온라인 유심 교체 서비스도 수많은 인원이 동시 접속하면서 장애를 일으켰다.

오전 10시45분 기준 T월드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면 ‘잠시만 기다리시면 자동 접속됩니다’는 메시지만 뜨고 대기 인원 13만2천138명, 예상 대기 시간 18시간21분으로 나타났다.

오후 3시엔 대기 인원 56만명, 예상 대기 시간 157시간까지 늘어나 제대로 된 접수와 유심 교체까지는 최소 수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유심 대란’은 지난 18일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로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하면서 비롯됐다. SK텔레콤은 이날부터 전국 T월드 매장 2천600여곳에서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유심을 자비로 교체한 가입자에게는 요금 감면 방식으로 환급 지원도 할 방침이다. 하지만 SK텔레콤 가입자 2천300만명과 알뜰폰 이용자 187만명 등 최대 2천500만명에 달하는 수요를 맞춰야 해 당분간 ‘유심 대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고에 책임을 통감하며 일시에 많은 고객이 몰려 당일 교체가 어려운 경우 예약 신청을 받아 순차적으로 모두 교체하겠다”며 “유심 교체 비용도 회사가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안태호·정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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