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깔려 죽을 위기"…'길냥이' 보도 후 생긴 놀라운 변화
[앵커]
밀착카메라는 서울의 한 재개발구역에 머물던 고양이 수백 마리가 공사 잔해 더미에 깔릴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습니다.
저희 보도 이후 고양이들을 위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데 이가혁 기자가 다시 현장으로 나갔습니다.
[기자]
'인간의 기준'으로는 텅 빈 마을이지만,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위험할 수 있으니까 유리 조심하세요.
- <뉴스룸 '밀착카메라' 보도 중 > 지난 2월 3일
축구장 50개 크기, 이 초대형 재개발 구역에 사는 300마리 넘는 길고양이 중 상당수가 건물 철거 잔해에 깔려 죽을 수도 있다는 '밀착카메라' 보도 이후,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습니다.
고양이들이 공사장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게 공사장 외부 차단벽 곳곳에 이동통로가 설치된 겁니다.
바로 또 저쪽으로 가면 또 나옵니다.
역시 고양이 이동통로가 이렇게 있고 여기는 바깥에도 밥자리를 마련해 놓은 상태입니다.
[이성만/현대건설 한남3구역 안전관리자 : 그분(고양이 보호활동가)들이 용산구청하고 조합하고 협의를 해서 밀착카메라에서 방송된 부분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실수로 사람들이 물건이나 차로 통로를 막는 일이 없게 빛반사테이프까지 붙였습니다.
[세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그런 것까지 생각하셔서 고양이까지 신경을 써주시니까 고맙네요.]
물론 이것만으로 공사장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고양이까지 다 바깥으로 빼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밥자리를 옮겨주며 공사장 안쪽에서, 이동 통로까지, 최종적으로는 바깥으로 빠져나가도록 유도하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통로 근처에 바로 먹이를 둬서 위험한 공사장 안에 있는 고양이들이 통로를 이용하는 걸 좀 익숙하게 여기게끔 유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문이 양쪽으로 다 열리는데요.
시간이 지나면 안에 있는 고양이만 밖으로 잘 빠져나올 수 있게 그리고 밖에 있는 고양이가 위험한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버튼을 이용해서 문을 일방 통행으로 바꿀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문을 아예 떼어낸 구간도 있습니다.
무엇이 고양이 탈출에 효과적일지 보호활동가들과 시공사가 일종의 실험을 하고 있는 겁니다.
효과는 있을까? 최근 들어 고양이들이 통로 근처에서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안쪽에서 먹이를 먹거나, 잠시 통로 밖으로 나와 바깥에 놓인 먹이를 먹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구미애/고양이 보호활동가 : 안전하게 밥자리를 인식시키고 (밖으로) 유도할 수 있는 거점이 됐으니까 그리고 사람들한테 인식시키는 그런 효과가…]
지금까지 21개를 설치한 시공사는 5월 초까지 총 44개를 설치 완료할 계획입니다.
[이성만/현대건설 한남3구역 안전관리자 :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하면 충분히 다른 우리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도 이런 이동통로를 설치하면 좋지 않을까…]
몇 주 뒤면 이 안쪽에 모든 건물을 철거하는 작업이 시작됩니다.
그 잔해에 깔려 죽는 동물을 최대한 줄여보자고 건설사와 지자체 그리고 보호 활동가들의 뜻이 서로 통했습니다.
완벽하진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나은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귀중한 노력이라는 점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작가 강은혜 / VJ 장준석 / 영상편집 홍여울 / 취재지원 홍성민 장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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