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번호 쓰는 게 무슨 죄?… 아침 줄서기 벌서는 고객들

우제성 기자 2025. 4. 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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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 교체 첫날 인천·경기 ‘대란’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해킹 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인천시 남동구 한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오늘 매장에 입고된 유심(USIM)이 50개밖에 불과합니다. 재고가 없으니 이후에 오신 분들은 다음에 다시 방문해 주세요."

SK텔레콤이 최근 벌어진 유심 해킹 사태와 관련해 무상 교체를 시작한 28일 인천·경기지역에 '유심 대란'이 벌어졌다.

유심 정보가 해킹됐다는 사실에 불안해하는 모습과 함께 일부 이용자들은 재고 부족을 안내하는 대리점 직원에게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 인천시 부평구의 한 SK텔레콤 매장. 개점 1시간 전임에도 앞에는 60여 명의 이용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개점 시간이 다가오면서 매장 앞 인파는 더욱 늘어났다. 문을 연 후 직원들은 신분증과 함께 기존 유심이 들어 있는 스마트 폰을 지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오전 9시 30분께 줄을 선 윤유진(47·여)씨는 "유심이 해킹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직장에 반차를 내고 왔다"며 "유심 물량이 적어 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평일에 다시 올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는 시민 80여 명이 줄지어 섰다. 줄은 건물 모퉁이를 돌아 인근 공원까지 이어졌으나 이미 유심칩은 소진된 상태였다.
SK텔레콤이 유심 고객 정보 해킹사고로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에 나선 28일 수원시청 인근의 한 SK텔레콤 매장 앞이 유심을 교체하려는 고객들로 가득하다.김태완 기자 lift@kihoilbo.co.kr

오후 3시께 수원역 인근 SK텔레콤 대리점에도 시민 10여 명이 줄을 서 있었으나 유심 재고가 없다는 안내뿐이었다. 이에 시민들은 이름과 연락처를 종이에 적고 나갔으며, 직원 책상에는 앞서 다녀간 예약자 명단이 수북이 쌓였다.

대리점 직원들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권유했지만, 대부분 이용자들은 해킹으로 인한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 힘든 표정이었다.

김보윤(30·여)씨는 "많은 사람의 유심 정보가 한꺼번에 해킹 당했는데 서비스 하나 가입한다고 해결이 될지 모르겠다"며 "유심을 교체하는 게 속 편하다"고 했다.

대리점 직원은 "보유한 유심 수는 한정적인데 사람들이 몰려 애를 먹고 있다"며 "재입고 날짜와 함께 교체 예약과 유심보호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대리점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 매장에서도 유심을 교체하고 있지만 급격한 물량 소진으로 몰려드는 이용자를 소화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인천지역 휴대전화 매장 관계자는 "일반 매장의 경우 무상 교체 권한이 없어 7천700원을 받고 교체해 주고 있으나, 유심이 없어 이용자를 돌려보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SK텔레콤이 확보한 유심은 100만 개 정도로 알려졌으며, 이는 전국 가입자 2천300만 명(2월 기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7일 호소문을 내고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후에도 유심 불법 복제 피해가 발생하면 100% 책임 보상하겠다고 안내했다.

우제성·이시모 기자 godo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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