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홈플러스, 이커머스도 `휘청`… "물건도 없고, 고객 주문도 확 줄어"

김수연 2025. 4. 2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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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있는 이커머스용 이송카트
직원 "상온식품 입고량 감소해"
일시품절 상태에 고객 주문 '뚝'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내 이커머스 입고장 입구. 사진= 김수연기자newsnews@dt.co.kr

법정관리 돌입 50여일이 지난 홈플러스가 그동안 공들여온 이커머스에서도 휘청이고 있다. 한번 잃은 고객 신뢰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24일 찾아간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내 이커머스 입고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고객 주문 물량이 확 줄어든 탓이다. 여러 대의 이커머스 전용 카트가 비어있는 채로 세워져 있었다.

이곳은 고객이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 주문을 한 상품을 모아놓는 곳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직원들이 '이커머스'라고 쓰여있는 전용 카트를 끌고 매장에서 고객을 대신해 장을 본다. 그런 후에는 고객에게 배송할 제품을 이곳에 있는 '바구니'에 담아 놓는다.

그런데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엔 이 바구니에 담아놓는 물량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이곳 직원의 설명이다.

해당 작업을 담당하는 한 홈플러스 직원은 "예전에는 주말 지나고 월요일에 아이템(상품)이 100% 입고되면, 상온식품 상품들만 700~800개 정도 됐는데, 지금은 500개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식품은 홈플러스 온라인몰 매출의 86%(2월 기준)를 차지한다. 과일, 채소, 수산, 축산, 계란, 건조식품 등이 홈플러스 온라인몰의 장보기 주요 품목이다.

이 담당자는 또 "고객 바구니에 담는 상품, 그러니까 고객의 집으로 가는 상품의 수량도 많이 줄었고, (배송)케파(CAPA, 생산능력)도 많이 줄었다"라며 "일시품절된 상품들이 많다보니 고객 주문이 확 줄어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온라인몰 고객들은 장바구니에 상품을 채워넣기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 무료배송을 적용 받으려면 최소 4만원을 채워야 하는데, 요즘은 이 금액을 채우기가 힘들다"라며 "'일시품절' 상태인 게 많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티메프 사태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기억이 있는 고객들은 홈플러스 온라인몰 이용에 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일배송이 되지 않으면 아예 주문을 미루는 것이다.

매장에서 만난 또 다른 고객은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엔, 앱에서 주문하기 전에 배송 스케줄부터 확인한다"라며 "그날의 배송이 마감된 것으로 뜨면, 주문을 안 한다. 시킬 게 있어도 그날 밤 늦게나 다음날인 금요일 아침에 당일배송 받는 조건으로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티몬에 금액이 물리는 경험을 해봤기에, 홈플러스도 티몬처럼 '먹튀'를 하진 않을까 우려 되는 게 사실"이라며 "쇼핑몰, 온라인 결제, 선결제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홈플러스는 온라인몰 주문건수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일주일 전인 2월 말께 온라인 매출이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홈플러스는 온라인 매출이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에서 20%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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