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홈플러스, 이커머스도 `휘청`… "물건도 없고, 고객 주문도 확 줄어"
직원 "상온식품 입고량 감소해"
일시품절 상태에 고객 주문 '뚝'
법정관리 돌입 50여일이 지난 홈플러스가 그동안 공들여온 이커머스에서도 휘청이고 있다. 한번 잃은 고객 신뢰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24일 찾아간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내 이커머스 입고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고객 주문 물량이 확 줄어든 탓이다. 여러 대의 이커머스 전용 카트가 비어있는 채로 세워져 있었다.
이곳은 고객이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 주문을 한 상품을 모아놓는 곳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직원들이 '이커머스'라고 쓰여있는 전용 카트를 끌고 매장에서 고객을 대신해 장을 본다. 그런 후에는 고객에게 배송할 제품을 이곳에 있는 '바구니'에 담아 놓는다.
그런데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엔 이 바구니에 담아놓는 물량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이곳 직원의 설명이다.
해당 작업을 담당하는 한 홈플러스 직원은 "예전에는 주말 지나고 월요일에 아이템(상품)이 100% 입고되면, 상온식품 상품들만 700~800개 정도 됐는데, 지금은 500개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식품은 홈플러스 온라인몰 매출의 86%(2월 기준)를 차지한다. 과일, 채소, 수산, 축산, 계란, 건조식품 등이 홈플러스 온라인몰의 장보기 주요 품목이다.
이 담당자는 또 "고객 바구니에 담는 상품, 그러니까 고객의 집으로 가는 상품의 수량도 많이 줄었고, (배송)케파(CAPA, 생산능력)도 많이 줄었다"라며 "일시품절된 상품들이 많다보니 고객 주문이 확 줄어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온라인몰 고객들은 장바구니에 상품을 채워넣기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 무료배송을 적용 받으려면 최소 4만원을 채워야 하는데, 요즘은 이 금액을 채우기가 힘들다"라며 "'일시품절' 상태인 게 많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티메프 사태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기억이 있는 고객들은 홈플러스 온라인몰 이용에 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일배송이 되지 않으면 아예 주문을 미루는 것이다.
매장에서 만난 또 다른 고객은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엔, 앱에서 주문하기 전에 배송 스케줄부터 확인한다"라며 "그날의 배송이 마감된 것으로 뜨면, 주문을 안 한다. 시킬 게 있어도 그날 밤 늦게나 다음날인 금요일 아침에 당일배송 받는 조건으로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티몬에 금액이 물리는 경험을 해봤기에, 홈플러스도 티몬처럼 '먹튀'를 하진 않을까 우려 되는 게 사실"이라며 "쇼핑몰, 온라인 결제, 선결제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홈플러스는 온라인몰 주문건수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일주일 전인 2월 말께 온라인 매출이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홈플러스는 온라인 매출이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에서 20%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이 둘 등원시키다가…시민 "흉기난동 학생, 갑자기 내 얼굴 찔러"
- 문재인 "이재명 대선후보 선출 축하…압도적 정권교체 기대"
- 인천 20∼30대 `MZ` 조폭들 대거 기소…신분란에 `조폭` 쓰기도
- 남중국해 암초에 오성홍기 펼친 中…"우리도 똑같이" 필리핀, 맞대응
- "서울 10명중 6.5명 월세살이" 주택 월세비중 `역대 최대`
- 올해도 보험사 건전성 지표 `뚝`… 금감원 자본 관리 옥죈다
- 기나긴 건설사의 겨울… 역세권 개발사업으로 타개한다
- 中 지준율 인하 단행...위안화 절하효과에 美 `가시눈`
- 대세 굳히러 안방行 이재명 "호남人 아닌데 지지 감사, 보답할 것"
- 1분기 나라살림 61조 적자 `역대 두번째`…추경 반영시 적자 더 커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