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덕수 대선 출마 초읽기, 국민 납득할지 의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위해 조만간 대행직을 사퇴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국무총리실 손영택 총리비서실장이 28일 사표를 제출했으며 총리실의 일부 정무직 참모들도 곧 사퇴해 선거캠프를 꾸릴 것이라고 한다. 한 대행이 기어이 대선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대선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사람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경기 중 심판이 직접 선수로 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 대행의 대선 출마는 이래저래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 탄핵당한 정권의 총리가 대선 주자로 나서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상당한 책임을 느껴야 할 장본인이 바로 한 대행이다. 국민들의 60% 이상이 출마를 반대할 정도로 여론도 좋지 않다.
한 대행의 출마는 명분은 말할 것도 없고,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여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민의힘 경선은 한 대행 차출설이 나돌면서 일찌감치 2부 리그로 전락해 버렸다.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한 대행만 뜨고, 직접 경선을 뛰고 있는 후보들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있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김 빠진 경선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
물론 한 대행의 지지율이 다른 여권 주자보다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김문수·홍준표 후보와 지지층이 겹칠뿐더러 중도 확장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여론조사를 보면 한 대행은 가상 양자 대결이든 3자 대결이든 어떠한 경우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겨본 적이 없다. 한 총리가 출사표를 던진다고 해서 선거 구도가 특별히 달라지는 게 없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후보와 한 대행이 단일화를 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착각일 수 있다. 비슷한 정치 성향의 여러 사람이 모인다고 해서 지지층이 두터워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 대행이 막상 출사표를 던지고 나면 정치적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국민의힘 4강 후보들이 지금은 한 대행과 연대를 모색하지만 막상 최종 후보가 되면 '적대적 관계'로 돌변할 수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후 황교안 권한대행의 사례를 거울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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