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A콜렉션] 김인 'Dark side of the moon'

김인 작가가 그린 이미지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미지들이다. 하지만 작품 속에 숨겨진 블랙코미디 같은 인생의 상처와 흉터를 발견하게 된다. 최근 작품들을 살펴보면, 화면 전체를 빼곡히 채운 자동차나 벌새, 슈퍼맨 옷을 입고 있는 다양한 캐릭터들, 자본주의의 욕망을 상징하는 다이아몬드, 그리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난감들을 자주 그리는데, 그중에는 대일밴드가 붙여진 '아톰 주먹'도 있다.
이 작품들은 무표정한 눈동자와 웃지 않는 미소, 그리고 냉소적인 시선이 유독 스산하게 다가오는 작품으로 평범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그의 작품을 보면, 세상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존재의 파편들이 불편한 진실과 다양하게 얽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Dark side of the moon'은 1969년 7월 16일 아폴로 11호 발사를 구경하는 사람들을 그린 작품으로, 눈 부신 햇빛을 손으로 가리고 하늘을 응시하는 선글라스를 낀 미국인들, 그리고 기념 촬영하는 등 다양한 표정을 그린 흑백 작품이다.
김인 작가는 2011년에 우연히 발견한 이 사진을 보고 자신이 태어난 1960년대에 미국이 인류를 달에 보냈다는 사실에 놀랐고, 상대적으로 한국에 살고 있는 자신의 현실에 대해 박탈감을 느꼈으며 당시 강대국의 권력에 의해 세계의 정세가 좌지우지되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 당시 힘이 없는 한국은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되었고 새마을 운동이 막 시작한 시기였다.
이 작품을 자세히 보면 블랙코미디 같은 트릭이 하나 숨겨져 있다. 작품의 오른쪽 위를 보면 뜬구름 없이 검은색 비닐 봉투가 날아가고 있다. 이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세계 정세 속에 무기력했던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예술, 즉 세상을 향한 조크이다.
김인 작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종과 종교, 국가, 권력, 경제, 사회, 역사 등 모든 실체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진실을 자신만의 예술로 해부하고 1960년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히피(hippy)처럼 기성의 통념과 제도, 가치관을 전복시키는 예술의 본질을 탐구하고 있다. 김민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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