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동나버린 유심 재고에… 고객 인내심도 동났다 [SKT 유심교체 혼란]

구자윤 2025. 4. 28. 18: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르포] SKT 대리점 곳곳 북새통
영업 3시간 전부터 긴 대기 줄
유심 물량 부족에 헛걸음 '분통'
신청자 몰려 예약시스템도 폭주
첫날 23만명 교체·263만명 예약
서울 강남 일대 SKT 대리점인 T월드 PS&M 뱅뱅사거리점에서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의 혼잡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 사진=구자윤 기자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SK텔레콤이 유심 무상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오전 10시 서울 SKT 대리점 곳곳에는 100명 넘게 몰렸다. 인파는 계속 늘었지만 대리점마다 유심 재고가 많지 않아 헛걸음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오전 7시부터 대리점에 '오픈 런'

서울 강남 일대 SKT 대리점인 T월드 PS&M 뱅뱅사거리점 앞에는 이른 아침인 8시께부터 매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대기줄이 길게 늘어지다 여러 겹으로 접혔다. 사람들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맨 앞에 선 70대 유모씨는 "늦게 오면 혹시나 못 받을까 봐 아침 7시30분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며 "유심을 교체하지 않으면 내 정보가 털릴까 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30년 SKT 장기고객이라는 50대 최모씨는 "코로나 때 마스크 받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기다리게 만들다니, SKT가 기존 고객을 우대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SKT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유심 교체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혼란은 가중됐다. 아침 일찍 줄을 선 이들조차 불안감에 일단 예약 시스템에 접속해 개인정보를 입력하면서 유심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감이 커졌다.

오전 10시. 대리점 직원이 매장 문을 열었지만 소란이 이어졌다. 대리점 직원은 유심 교체 예약 사이트 안내 QR코드를 보이면서 "예약 사이트가 먹통이 돼서 저희도 예약 여부를 조회할 수 없다"며 "일단 계속 대기할 수 없는 분들은 예약 사이트 QR코드를 찍어달라"고 외쳤다.

이에 "직장인들이 계속 줄 설 수 없지 않느냐" "이렇게 난리를 쳤는데 빨리 문을 열었어야 했다" "줄 똑바로 서라" "정확히 안내해달라" 등 원성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 간 실랑이가 붙기도 했다.

이 대리점에 준비된 유심 초도물량은 100개. 이에 한 대리점 직원이 줄 선 고객들에게 "여기서부터는 더 받으실 수 없다"고 안내하자 "이렇게 왔는데 이러는 게 어딨느냐"는 반발이 빗발쳤다.

■"내일 교체하게 번호표라도 달라"

서울 종로 일대 SKT 대리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T월드 홍릉대리점 앞은 아침 일찍 유심을 교체하려는 고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긴 대기줄을 형성했다. 이날 준비된 유심 50개는 대리점이 문을 연 직후 순식간에 동이 났다. 이에 일부 고객은 "유심이 50개밖에 없으면 미리 안내해야 하는 것 아니냐" "내일 교체할 수 있게 번호표를 미리 달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대리점 직원은 "5월 3일이나 돼야 유심이 새로 입고된다"며 "수량이 얼마나 들어올지는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맞은편에 자리 잡은 T월드 PS&M 종로센터도 유심 물량 100개가 순식간에 빠져나가 매장을 뒤늦게 찾은 사람들은 허무하게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SK텔레콤은 온라인으로도 유심 교체 예약신청을 받았지만 예약자가 몰리면서 한때 대기인원이 53만명 가까이 생기는 등 접속장애를 빚었다. SKT에 따르면 이날 23만명이 유심 교체를 했으며, 263만명이 유심 교체 예약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는 누적 741만명이다. SK텔레콤 가입자(2300만명)와 이 회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187만명)를 합해 교체 대상자가 모두 2500만명에 달해 물량 부족에 따른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장민권 기자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